영국, 세계 첫 ‘탄소중립 금융센터’ 구축하나…K-금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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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세계 첫 ‘탄소중립 금융센터’ 구축하나…K-금융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4.26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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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금융기관, 내년부터 탄소중립 로드맵
의무적으로 제출…표준화 작업 착수
국내 금융기관 "탄소중립 정책 낙제점"
[출처=Unsplash]

영국이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금융센터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향한 첫 발을 뗐다. 영국 재무부는 자국 내 금융기관이 내년부터 탄소중립 로드맵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관련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향후 이 표준을 입법화해 법적구속력을 한층 더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의 탄소중립 정책 현황에도 관심이 모인다.


영국 금융기관, 내년부터 탄소중립 계획 의무 제출…"하나된 행동 필요"


영국 리시 수낙 재무장관. [출처=COP26]

영국 재무부는 현지시각 25일 자국 금융회사와 상장기업이 내년부터 탄소중립 로드맵을 의무 제출하도록 관련 표준을 마련하는 태스크포스(Transition Plan Taskforce·TPT)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월 제 26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영국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영국을 세계 첫 '탄소중립 금융센터(Net Zero-aligned Financail Centre)'로 만들기 위한 저탄소 경제 전환계획을 이듬해 도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재무부는 국내·외 전문기관들과 함께 태스크포스를 꾸려 저탄소 전환계획에 대한 '표준(gold standard)'를 마련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주로 ▲기후위험 완화목표 ▲중간 이정표 ▲달성과제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재무부는 이러한 목적으로 출범한 태스크포스가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해결하기 위해 엄격하고 강력한 조치를 개발하고, 기업이 투자 가능하고 책임 있는 전환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스크포스 공동 의장을 맡은 영국 보험사 아비바(Aviva) 아만다 블랑 대표는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금융센터가 되려는 수낙 장관의 야심을 지지한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최악의 영향을 막으려면 모든 기업이 야심차고 일관된 전환 계획을 개발해 저탄소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탄소중립 금융센터, 가능할까?…"국내 금융기관 낙제점 수준"


[출처=기후솔루션]

이처럼 영국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한국형 탄소중립 금융센터'의 설립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모인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은 ESG 경영에 힘입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저탄소 전환 계획을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다만 이 계획의 투명성이나 구체성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라는 평을 받는다.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기관 100곳 중 탄소중립 정책을 세운 곳은 지난해 말 기준 16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구체적인 탄소 감축계획을 공개한 곳은 SC(스탠다드차티드)그룹,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산하 금융기관 11곳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전체 금융기관 중 70곳이 탈석탄 선언을 했지만 이중 신규 석탄발전 사업 투자중단 외에 별도의 정책을 수립한 곳은 단 3곳(SC제일은행, 삼성화재, 미래에셋증권) 그쳤다.

이를 두고 기후솔루션 한수연 연구원은 "K-대중문화는 세계를 선도하는데 K-금융의 기후변화 정책은 낙제점 수준"이라며 "2022년에는 한국 금융기관들도 실효성 있는 탈석탄 정책, 나아가 화석연료 전반에 대한 기후변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영국과 같은 제도가 마련될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정책 금융기관 7곳과 함께 '그린금융협의체'를 신설하고 녹색금융 협업안을 논의했으나 이후 1년여간 회의가 미개최되는 등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선임연구위원은 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금융을 위한 공적금융의 통제가능성과 민관합동 기후금융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금융부문을 통한 산업부문의 탄소중립 유도 노력은 글로벌 차원에서 점점 강조될 것"이라며 "그 구체적인 정책은 금융부문의 넷제로 선언과 이행전략으로서 녹색금융의 체계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이에 반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행보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포트폴리오 넷제로를 탄소중립으로 인한 규제비용으로 인식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저탄소분야로 부가가치가 이동하는 글로벌 자산시장 흐름을 따라 자산배분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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