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첫 '녹색채권' 발행…불붙은 친환경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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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첫 '녹색채권' 발행…불붙은 친환경 논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2.02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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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파워, 원전 최초 녹색채권 발행
-EU 텍소노미, 원전 둘러싼 장기간 분쟁 예고
캐나다 원자력 발전사 브루스파워와 온타리오발전이 진행하는 캠페인. [출처=브루스파워]

캐나다의 한 원자력 발전사에서 지난달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원전 친환경 논쟁에 불을 키웠다. 브루스파워는 지난달 원전업계 최초로 녹색채권을 발행, 목표액의 6배가 넘는 수요를 끌어당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이 원자력을 텍소노미에 포함하는 것을 두고 분열을 겪는 가운데 이번 발행이 남은 제정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브루스파워, 녹색채권 발행

캐나다의 원자력 발전사 브루스파워(Bruce Power)는 지난 22일 5억 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원자력 산업 최초의 녹색채권 발행이다. 조달자금은 원전 수명 연장 및 발전용량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채권공모에는 목표액의 6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며 금리도 일반 회사채 대비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브루스파워의 채권이 흥행하며 다른 원자력 발전사의 녹색채권 발행도 이어질 전망이다.

원자력 발전은 발전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에 친환경 에너지원이라 평가된다. 다만 방사능 노출 위험,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로 반환경적이라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RPIA 라이언 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원전은 ESG 투자자들이 가장 분열되는 주제"라며 "우리는 원자력을 청정에너지 기술 대비 더 높은 생태학적 위험을 내포하는 전환 기술로 간주하지만,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을 향한 경로에서 빠질 수 없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EU 텍소노미 제정에 영향 주나

 

지난 30일 세계원자력전시회에 참석한 캐드릭 심슨 EU 집행위 에너지위원장(맨 오른쪽)[출처=캐드릭심슨 트위터]

이번 브루스파워의 녹색채권 발행은 유럽을 포함한 각국 텍소노미(녹색산업 분류체계) 제정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과정에서 원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현재 유럽연합의 녹색산업 분류체계인 EU 텍소노미에 천연가스 및 원자력의 녹색산업 분류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어 이번 발행이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럽 내부에는 최근 청정 에너지 전환에 따른 물가상승부담과 에너지 안보이슈가 겹치며 원자력을 녹색산업으로 분류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른바 'EU 반핵동맹' 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독일·덴마크 등 5개국의 반대가 강해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레오노어 게베슬러 에너지기후장관은 지난달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텍소노미에 원자력이 포함되면 법정소송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장기간의 분쟁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30일 캐드리 심슨 EU집행위 에너지위원장은 "원자력을 텍소노미에 포함하는 것을 둘러싼 논쟁은 매우 중요하고 또 양극화돼있다"며 "(원전 포함 여부를 다룬) 두 번째 위임법안을 오는 몇 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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