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海썰] HMM, 사람에 대한 투자도 중요... 정당한 근로가치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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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海썰] HMM, 사람에 대한 투자도 중요... 정당한 근로가치 보장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7.20 10: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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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2016년 3월 비해 10배도 넘게 올라...분기당 1조원 넘는 영업이익 올려
HMM 직원 처우문제 별로 개선 안돼...팬오션 1인당 평균 임금보다 약 2000만원 적어

전세계적인 공급대란 속에 글로벌해운사들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적 국제선사인 HMM(대표이사 배재훈) 직원 처우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2012년 이후 8년간 임금이 동결돼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31일 2.8% 인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다른 국제선사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임금 인상률로 인해 근로 공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달들어 시작된 임단협에서 HMM 해상노조는 25% 임금 인상을 목표로 밝혔고, 경영진은 난색을 표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의 관리를 받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정한 근로가치를 보장하는 것도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하고 재건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이 해운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해상운임 2016년 3월 비해 10배도 넘게 올라...분기당 1조원 넘는 영업이익 올려

지난 2016년 3월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처음으로 400까지 떨어졌다. 국제해운사간의 극심한 치킨게임 때문이었다. 그 여파로 한진해운은 1년 뒤인 2017년 2월17일 파산했다. 

지난주 SCFI는 4054를 기록해 무려 10배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치킨게임속에서 기진맥진했던 HMM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덕분에 지난해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해상운임 상승 덕분에 사상최고치인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SCFI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첫주에 1023을 기록해 집계를 시작한 2009년 기준선인 1000을 돌파하더니 줄곧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00을 넘겼다. 올해들어 지난 4월30일 3000선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4000선 마저 돌파해 5년여만에 10배도 넘게 오른 것이다. 

HMM은 국제해운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코로나 기간 중 선복량이 2배로 늘었다. 지난해 4월부터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올해 상반기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등 이전에는 보유하지 못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규모, 약 41만6000TEU의 선박을 보유해 이전의 2배 규모인 80여만 TEU의 선복량을 확보했다. 

더구나 이 선박은 스크러버가 장착된 것은 물론, LNG레디(LNG 추진선으로 전환할 수 있는)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부터 가장 자유롭다. 

HMM은 이같은 여건으로 인해 지난 1분기 1조1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영업이익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2분기에는 선복량이 크게 늘었고, 해상운임도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도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HMM알헤시라스호가 지난해 5월 8일 중국 얀티안항에서 선적하는 모습 [사진=HMM]
2만4000TEU급 1호선박 HMM알헤시라스호의 모습 [사진=HMM]

 

HMM 직원 처우문제 별로 개선 안돼...팬오션 1인당 평균 임금보다 약 2000만원 적어

이같은 호실적과 경영환경 개선에도 불구하고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 근로자 처우 문제다. 

지난해말 기준 HMM 해상직 남자직원은 512명(기간제 82명)으로 이들의 평균 급여는 7018만원이었다. 지난 2019년에는 457명(기간제 73명)이 평균 7376만원을 받았다.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간제 근로자 300명과 정규직 425명을 합쳐 725명이 평균 8900여만원을 받았다. 2019년에는 663명(기간제 277명)이 8600여만원을 받았다. 

팬오션은 1인당 평균 급여가 300여만원 오른 반면, HMM은 급여가 358만원 줄었다. 

HMM직원들은 지난해 사상최고 영업이익을 올려 1인당 97만원 정도의 성과급을 받았다. 그나마 10여년만에 받은 성과급이다. 하지만, 모든 해운사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과는 차이가 컸다. 

그렇다보니, HMM 해상직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다. 평균 근속연수가 5.17년이다. 반면, 팬오션은 7.6년이다. 올해 들어서는 1주일에 1명씩 이직한다는 말도 나온다. 

모든 해운사가 쉬는 배 없이 운항에 나서다 보니 선원이 필요하고, 그만큼 몸값이 올랐다. 

HMM 입장에서 선박의 대형화는 중요한 문제다. 효율이 높아 경쟁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박이 초대형화되는데 선원의 경력이 짧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HMM 선원들이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HMM 노조]
지난해 말 HMM 선원들이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반발하는 모습,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진=HMM 노조]

▲정부, 해운재건 자랑하기 전에 수고하는 근로자 처우도 숙고해야

HMM직원들은 창사이래 지금까지 한차례의 파업도 하지 않았다.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사명감에 지난해 부터 임시선박을 투입하면서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대다수 국제해운사들이 중국에서 만선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산항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어, 컨테이너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이른바, '코리아패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36번째 임시선박인 7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자카르타호'는 부산신항 HPNT(HMM부산신항터미널)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했다. 

HMM은 이같은 임시선박 운항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시선박은 정기선과는 달리 돌아올 때(backhaul), 화물을 채우기 어려워 빈배로 오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가고 있고, 특히 농수산물같이 유효기간이 지나면 변질되는 제품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6번째 임시선박인 HMM자카르타호가 부산항에서 선적을 마치고 출항하는 모습 [사진=HMM]

2017년 한진해운 파산을 외면했던 정부가 HMM을 살려 낸 것은 그런 의미에서 자랑할만하다. 다만, 해운재건을 위해서는 배와 함께 사람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선박과 터미널, 종합상황실같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바다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선원과 그것을 배워 장차 늘어나는 선복량을 소화해나갈 젊은 선원들은 더 중요하다. 선박이나 터미널은 빌리면 되지만 사람은 그럴 수 없다. 

지금은 유일한 국적 국제해운사인 HMM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필요한 때에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2017년 파산했던 한진해운의 교훈을 경영진과 정부 관계자들은 깊이 되새겨야 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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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2021-07-28 16:27:51
김기자님..
민초들의 편에선 의적 이십니다..

김흥식 2021-07-28 08:08:21
관상을 보니 큰그릇은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