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사실상 주총 승리', 국민연금 의결권사도 현대차·모비스 사외이사 ‘찬성’...엘리엇에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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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사실상 주총 승리', 국민연금 의결권사도 현대차·모비스 사외이사 ‘찬성’...엘리엇에 설욕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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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합류 '승기잡아...국내외 자문사들, 회사측 손들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다가오는 22일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헤지펀드 엘리엇에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회사측 안에 속속 찬성하며 ‘우군’을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

특히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이해상충, 기술유출, 경영간섭 논란이 제기되면서 의결권 자문사 다수도 회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13일 금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회사측 제안은 모두 찬성, 엘리엇 제안은 모두 반대 권고를 했다.

현금배당 안건에 대해선 회사측 안에 ‘찬성’, 엘리엇 제안에 ‘불행사 권고’하며 실질적으로 회사측 안을 추천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작성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로 ‘불행사 권고’ 사항에 대해 ‘찬성’으로 표기되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결과'에 주총 ‘방향성 잡혔다’ 평가 

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현대차와 동일하게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회사측 안건에 모두 찬성, 엘리엇 제안에 모두 반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엘리엇이)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심을 둘 여지가 크다고 판단된다”면서 “주주제안자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배당안 관련해서는 회사측 안은 ‘찬성’, 엘리엇 안은 ‘불행사 권고’를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배당은 장기적인 배당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추세로 지급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회사가 제시한 주주환원정책은 이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며 대부분 회사측 손을 들어 준 것이라서 주목된다. 

ISS·글래스 루이스·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 회사측 안건 대부분 ‘찬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 제안 후보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해상충, 기술유출, 경영간섭 가능성이 엘리엇이 주장하는 다양성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엘리엇이 현대차에 제안한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 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CTO를 맡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의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고,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경쟁 업체의 현직 인사가 두 회사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것이기 때문.

이와 관련 현대차·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엘리엇측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될 경우 이해상충 문제 등이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전날 현대차그룹도 “이해상충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되며, 엘리엇 제안 사외이사가 선임되면 안정적 기업 운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엘리엇 제안 사외이사들, 경쟁업체 근무 중…수소연료전지·전기차 등 기술 유출 가능성

시장에서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양사의 의견이 합리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날 밝힌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이사회를 구성, 현대차와 모비스가 최근 발표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에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합류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는 상당 부분 ‘현대차, 모비스 이사회 안건 찬성’으로 방향이 모아지게 됐다. 

서스틴베스트도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에 제기한 배당 안건에 반대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나치게 과도한 배당으로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주주제안의 배당정책이 회사의 실적에 적절히 연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승리하면 지난해 지배구조개편안에 당한 엘리엇에 앙갚음하게 된다.

서스틴베스트는 엘리엇이 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앨런 크루즈 후보와 관련해서도 “회사와 거래관계가 있는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독립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이해상충 가능성에 주목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의 배당 요구가) 과도하다”며 현대차, 모비스 회사측 현금배당 안에 동의했다. 현대차 사외이사와 관련해서는 회사측과 엘리엇 제안에 모두 찬성했으나, 회사측 안건에 대해 더 긍정적인 평가인 ‘추천’ 권고했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안건의 경우 회사측 후보는 모두 찬성했으며, 엘리엇 후보는 루돌프 윌리엄 본 마이스트 후보는 찬성, 로버트 앨런 크루즈 후보는 반대했다. 

이에 앞서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불리는 ISS와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의 현금배당을 비롯한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현대차 이사회가 정기 주총에 상정한 안건에 대부분 동의했다.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 현대차·현대모비스 회사측 현금 배당안건에 대해 100% ‘찬성’ 권고

다만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앞서 권고안을 발표한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차 이사회 안에 모두 지지의사를 표명했으나,  ISS만 현대차와 엘리엇 양측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두 의결권 자문사는 모비스에 대해서도 대부분 회사측 안에 동의 했다. 현금배당을 비롯한 재무제표 승인은 모두 회사측 안건에 찬성했다. 사외이사의 경우엔 회사측과 엘리엇이 제안한 인사 모두 찬성 권고를 내렸다.

이 가운데서도 글래스 루이스는 만약 이사회 정원을 9명으로 유지하게 된다면 회사후보 2명은 찬성, 주주추천 후보 2명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의선 경영체제 이후 현대차그룹은 완전 복장 자율화 등 기업문화에서도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게 새롭게 혁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현대차, 모비스 회사측 배당안에 100% 찬성했다”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며 미래 투자를 통한 주주환원이라는 선순환에 보다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도 다수의 의결권 자문사가 회사측 제안에 찬성 권고 했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지속적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구비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다양한 주주의 이해관계를 경영에 반영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현대차그룹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보강 계획을 밝혔다.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이사회를 구성, 현대차와 모비스가 최근 발표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한 취지다. 

특히 국적과 상관없이 전세계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들의 후보군 80여명의 풀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차로 22일 현대차, 현대모비스 주총과 연계해 사외이사 후보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수혈,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향후ICT, 자율주행, AI 등 미래 기술과 전략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사외이사진으로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지배구조개편안에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정 수석부회장에게는 이번 주총이 현대차그룹 총괄로서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주총 이후 별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도 있어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 공식화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와신상담' 준비했던 정 수석부회장이 엘리엇에 설욕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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