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거래 '실시간' 코앞...국내은행들 "눈치보는중?"
상태바
[디지털금융]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거래 '실시간' 코앞...국내은행들 "눈치보는중?"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3.13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안에 끝내는 HSBC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거래가 국내에 들어올 채비를 하고있다. 국내은행들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분산원장 기술로 암호화돼 해킹이 불가능하고, 거래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특히 수일에 걸쳐 대량의 문서 작업이 필요했던 무역 거래가  몇 시간 안에 완료될 수 있는 블록체인 무역금융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블록체인, 버블을 넘어 상용화의 시대로’ 보고서 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 화폐 가격이 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함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감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블록체인은 특히 금융과 무역업계에서 큰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금융회사들은 비용 절감 효과가 큰 무역 금융, 인증, 송금 분야에서 기술 검증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무역 업계 종사자들 또한 운송, 물류 등 국제무역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마지황 수석연구원은 “해외의 경우 무역금융 및 해외 송금에서도 도입 시도가 활발한 편이나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는 인증 분야로 국한된 상황”이라며 “2019년에는 국내의 미흡한 제도를 정비해 블록체인이 해외 송금, 결제, 토큰형 지역화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무역 업계에 대해 “국제무역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 확대로 거래 비용은 크게 줄고, 중소기업들의 무역 거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우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IBM이 14개 은행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 시대를 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수출 계약을 근거로 대출을 신청하면, 거래은행은 기업 신용평가와 계약 정보를 바탕으로 원자재 구입 자금 등을 저금리로 빌려준다.

이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기업 신용평가 등 관련 정보에 대한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해외 여러 은행이 서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기나 부정거래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IBM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연례 기술 컨퍼런스 ‘IBM 씽크 2019’를 통해 무역금융을 위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위트레이드’를 공개했다. 

이 네트워크엔 ▲카익사뱅크 ▲도이치뱅크 ▲에르스테그룹 ▲HSBC ▲KBC은행(KBC) ▲나타시스 ▲노르디아 ▲라보뱅크 ▲산탄데르 ▲소시에떼 제네랄 ▲UBS ▲유니크레딧 등이 포함됐다. 

앞서 위트레이드는 지난 2017년 7개 은행이 국제 무역을 위한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가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독립된 법인체로 출범했다.

특히 이번에 IBM과 협력하는 유럽 은행이 확대되면서, 유럽 내 전체 중소기업의 70%가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무역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IBM 측 설명이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주요 은행들과 함께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무역금융 플랫폼이 지난해 테스트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내 디지털통화 리서치랩과 인민은행 선전사무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선전 만(灣)경제지역(Bay area) 무역금융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가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 단계에 접어 든 것이다

이 플랫폼 개발에는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공상은행, 핑안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물론이고 중국 전기차 개발업체인 비야드(BYD)도 참여하고 있으며, 광동성과 홍콩, 마카오 경제지구를 포함하는 무역금융 생태계에 포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HSBC 블록체인 책임자 조슈아 크로거 <사진제공=HSBC코리아>

지난 12일 HSBC는 무역금융에 중점을 둔 블록체인을 주제로 국내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HSBC 기업금융부 성장 및 혁신 총괄 및 블록체인 책임자인 조슈아 크로거는 블록체인이 무역금융에 어떠한 혁신을 가져왔고, 이것이 글로벌 무역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국내기업에 어떤 기회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자리에서 그는 "블록체인이 한국 무역 디지털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자사의 플랫폼 볼트론을 소개했다.

볼트론(Voltron)은 신용장 개설에서부터 선적서류 제시까지 기존 신용장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무역금융 플랫폼이다. 

수입 및 수출업체, 이들의 거래은행(신용장 개설은행, 통지 은행)은 이 플랫폼을 이용하여 서류 발송 없이도 거의 실시간으로 직접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서류 기반의 신용장 처리과정은 보통 10일이 소요되는 반면, 볼트론을 활용하면 24시간 이내로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HSBC는 작년 5월, 농식품 분야 글로벌 개딕업인 카길과의 거래에서 무역금융거래 전과정을 최초로 볼트론 플랫폼상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후 HSBC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2건의 거래를 인도와 싱가폴에서 각각 성사시켰다.

인도에서 성사된 거래는 인도기업 릴라이언스(Reliance)가 참여한 것으로 블록체인과 전자식 선하증권을 활용한 서류 없는, 100% 디지털화된 기업 대 기업 간 무역 거래였다.

또한 HSBC는 eTradeConnect 및 we.trade와 같은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10월 출범한 eTradeConnect는 홍콩의 7개 메이저 은행들로 구성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홍콩에서의 무역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출범했는데 현재 참여은행들이 늘고 있다. 

크로거는 “우리는 현재 블록체인 솔루션을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무역 시장과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감독기관과 한국 기업, 은행 및 기타 기관들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플랫폼을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업자로서 협업하려는 것"이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부 한국계은행과 이번주 미팅이 예정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권은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블록체인 활용을 위해 글로벌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3개 컨소시엄 중 국내은행이 가장 많이 가입해 있는 조직은 R3CEV다. 국내 은행에서는 신한, 우리, KB국민, KEB하나은행, NH농협 5곳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R3와 이더리움기업연합, 하이퍼레저 등 글로벌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돼있다.

다만 국내 은행이 컨소시엄에 합류한지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공조의 결과물을 낸 곳은 아직 없다.

시중은행 외환업무담당 한 직원은 "과거에도 해외은행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무역금융거래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 등 디테일한 부문에 있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았기에 좀더 시간이 필요했다. 또, 주도권 다툼에서 수싸움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블록체인학회 조민양 부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권에서 점차 확대적용될 부분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제도의 유연성이 부족한게 큰 문제다. 포지티브 규제방식으로는 시도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규제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