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 무슨 이야기 오갔나...최저임금제 '뜨거운 감자'
상태바
문 대통령과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 무슨 이야기 오갔나...최저임금제 '뜨거운 감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2.15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상공인들 “최저임금 동결” 요청에…고용노동부 장관 “결정과정 소상공인 참여”

최저임금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자영업자·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빠르게 올라 장사가 어렵다고 호소했고 문 대통령은 미안한 마음이라며 보완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이 최저임금이라는 점에서 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문 대통령과  ‘자영업과의 동행’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 행사는 오찬을 포함해 두 시간 넘게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현직 대통령이 주요 현안과 관련해 이들의 질문을 듣고 답하는 자리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자영업․소상공인들이 건의하고, 해당 부처 장관들이 답변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임대료, 인건비 등 비용문제 △자영업자 재기와 상생 △자영업 혁신 △규제개혁 등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나눴다.

이날 주요 대화 내용을 살펴본다. 

▲비용 부담 관련

카드수수료, 임대료, 제로페이에 대한 김성민 마트협회 회장, 이재광 가맹점주협의회장, 이병기 전통시장 상인의 의견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답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맹점 협상권 부여 문제는 단체 소속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 영세 가맹점의 협상은 정부가 돕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자영업자 관련 대출상품 내놓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은행이 1.4%의 낮은 대출상품 운영 중"이라며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등이 하반기 중에 자영업자 특화 상품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로페이가 소비자 홍보 부족한 이유는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가맹점 수 일정 수준 되면 3월부터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완화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중인데, 4대 보험 가입 조건 어려울 수 있다.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하는 정책이 있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아까 카드수수료에 대해서 협상 할 수 있는 협상권을 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다. 그럴 경우에 협상하는 단체에 속한 경우와 안 그런 경우 간의 차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게 어려운 점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조금 더 넓힌다면 우리가 노동조합단체 협약의 경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구속력 제도 같은 것이 있다. 그렇게 확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상권보호와 상생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상 골목상권 대표 협의체 참여’를 요청했고, 마화용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사무총장은 ‘라벨갈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정재안 소상공인자영업 연합회 대표는 ‘자영업자에 대한 생활보장 제도’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지역가입자 기준 의료보험 부과 문제’, ‘세금 카드로 납부 시 수수료 발생’하는 문제점 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매출, 고용 등 구체적 수치로 적용하는 시행규칙을 2월말이나 3월초에 개정할 계획이다. 골목상권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세부적 내용 검토 하겠다"고 답변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라벨갈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합동 단속으로 나아진 것으로 아는데 심각성 인식하고 있으므로 직접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업장 가입자로 고용하면 보험료가 낮고, 고용원이 없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소득․재산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어려운 난제 중 하나다. 퇴직하고 나면 보험료 높아지는 문제점 있다. 언제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세제 감면 혜택을 지원 중’이라고 밝혔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세금 납부 관련 우대수수료를 적용 중"이라며 "기존 우대수수료 제도를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금융위원장님, 방금 세금 납부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금뿐만 아니라 검찰청의 벌금 납부도 과거에는 카드 납부가 안 되다가 요즘 국민 편의를 위해서 카드 납부가 되고 있다"며 "검찰청 벌금뿐만 아니라 각종 벌과금, 과태료 또는 여러 가지 공과금들도 카드 납부가 아마 허용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만약에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국민 편의를 위해서 가능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 그 경우 카드 수수료를 2% 부담해야 된다는 것은 역시 국민의 부담을 높이는 것"이라며 "그러니 뭔가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한번 방안도 찾아보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청했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성장과 혁신, 규제개혁

곽의택 한국소공인진흥협회 회장은 "10인 미만 소공인에 대해 관심가져 달라"고 요청했고,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소공인 지원하는 복합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최승재 소상공인 연합회장은 "오늘 역사적인 자리를 만들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신 대통령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통령께서 국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포함해 모두가 잘사는 새로운 길을 가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은 척박한 환경과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함께 뛰어갈 힘이 없었고, 힘들고 섭섭한 마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최 회장은 "공정경제는 어느 정권도 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소상공인들은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룰 안에서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인사에서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그렇게 느낀다"며 "말씀하실 기회가 충분하지 못할 텐데 장관님들께서도 평소에도 이런 자리 아니더라도 현장과 활발하게 만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조금 더 기울여 주십사라는 당부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후 오후 12시 5분부터 45분 동안 오찬 간담회가 진행됐다.

점심 식사는 한식 상차림으로 오곡밥 등이 제공됐다. 또한 자영업 참석자가 만든 홍삼청 주스가 건배음료로, 그릭요거트가 디저트로 제공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느낀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인상 속도라든지 인상금액 부분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되는 것”며 “카드수수료 인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4대 보험료 지원, 상가 임대차 보호, 가맹점 관계를 개선 등 조치들이 함께 취해지면 최저임금이 다소 인상돼도 자영업자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텐데 최저임금이 먼저 인상되고 이런 보완조치들은 국회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이렇게 맞춰지지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까지 여러가지 많은 보완조치들을 마련했다”며 “이제는 소상공인을 경제정책의 중요 분야로 놓고 독자적인 정책 대상으로 보고 정책을 마련해야겠다는 인식도 정부가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과 정부는 이번 행사에서 제안된 의견을 정책으로 ‘자영업 종합대책’에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19일 후속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자영업․소상공인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