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주요증권사들 울린 '트레이딩 손실'...NH투자증권 분기순익 89%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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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주요증권사들 울린 '트레이딩 손실'...NH투자증권 분기순익 89% 줄어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2.0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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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4분기 증시침체에 따른 트레이딩 손실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H투자증권은 트레이딩 손익에서만 997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직전분기 대비 89%나 순이익이 줄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국고채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 채권운용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었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등의 여파로 인한 국내증시 하락에 따라 주식운용부분에서는 수익 변동성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고시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지난해 6월말 각각 2.11%, 2.55%에서 년말 1.82%, 1.95%로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해 9월28일 2,343.07에서  12월28일 2.041.04%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채권 운용성과가 양호했고, 운용 관련 이자 수지도 늘었지만, 주요 주가지수 하락으로 관련 운용손실 규모가 커졌고 헤지 펀드와 PI(자기자본투자) 트레이딩 관련 주식 운용 성과도 부진했다.

또, ELS 헤지 비용도 상승해 중간에 청산되지 않으면 거래만기에 다시 헤지해야 하는 구조라 추가적인 헤지비용이 늘어났다

8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잠정실적 공시에서 당기순이익 4,983억원으로 자기자본 4조 이상 초대형IB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 및 국내외 증시 위축에도 불구하고 위탁매매(BK) 부문, 자산관리(AM) 부문, 투자은행 부문(IB), 자산운용(Trading) 부문 등 전 부문에서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보면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874억원의 순이익에 그쳤다. 년간 순이익도 2017년 대비 5.2% 감소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파생상품 등의 금융자산평가·처분익이 증가하며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파생상품 등의 평가·처분손실이 발생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순이익이 117억원에 그쳐, 직전분기 순이익 1,047억에서 89%나 감소했고 이중 트레이딩 손익에서만 997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채권 운용성과가 양호하고, 운용 관련 이자 수지도 늘었지만, 주요 지수 하락으로 운용수익이 하락하고 ELS 헤지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NH투자증권의 실적 부진을 야기했던 트레이딩 부문은 4분기 최악으로 추후 개선세를 예상하며 "부진했던 ELS 발행 및 조기상환 그리고, 헤지운용 손실은 글로벌 주요 증시의 반등에 힘입어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초 이후 미국과 중국 증시 모두 반등하며 1월 전체 ELS 발행액은 전월 대비 52%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줄면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69억원으로 전년동기 967억원보다 70%가량 감소했고,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직전년동기 대비 8.66% 감소한  4,612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외 시장 하락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전년대비 파생 등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줄어 세전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도 376억원으로 38%가량 감소했다. 증권업에 공통으로 작용한 악영향과 함께 주식시장 하락으로 트레이딩 손익이 감소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비중이 높아 시장 위험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4분기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시장 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수익이 줄었지만 기업금융 등의 강점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국내외 증시가 하락하면서 증권사의 수익이 급감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오히려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수익은 감소했지만 IB 부문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이랜드 사모사채 이자와 독일 부동산 매각이익, 항공기 인수금융 셀다운 등의 영향으로 1000억원이 넘었고 금융 수지 이익도 6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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