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밀레니얼 소비자가 원하는 포장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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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밀레니얼 소비자가 원하는 포장 디자인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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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새 디자인 트렌드 주도세력은 젊은 세대

이달 초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12월 2일 자 경제기사로 미국의 3대 참치통조림 생산업체들의 매출이 지속적인 하강 추세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0년 말엽부터 해양오염으로 인해서 어패류 섭취를 통한 수은 중독 위험이 보도된 이후로 생선 통조림 제품은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매출 하락을 겪어 오다, 오늘날 통조림 참치 시장의 최고 호황기이던 1970-80대 대비 현재 매출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명작 <캠벨 수프캔> 실크스크린 그림이 찬사를 던졌던 그 전설적인 캠벨 통조림 수프의 매출 고전도 최근 젊은 소비자층의 변화한 입맛과 소비 취향을 반영한다.

1954년 『패밀리 서클(Family Circle)』 美월간가사전문지에 실린 치킨오브더시(Chicken of the Sea) 참치통조림 광고는 금발의 인어 로고와 참치는 ‘바다의 닭고기’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식시켰다.

역사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천하는 소비자들의 입맛과 포장 디자인
과거 역사를 거슬러 볼 때 생선은 언제나 인류에게 중요한 단백질원이었다. 우리나라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근해에서 잡아올린 갖가지 생선을 말리고 절이는 방식으로 보관해 두고 먹었고, 유럽인들은 중세시대 겨울철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를, 바이킹들은 포도주와 식초에 절이거나 훈제한 청어를 주식으로 먹었다. 이어서 생선은 캔 통조림으로 유통되며 20세기 초 경제공황과 두 차례 세계대전 동안 식량난을 경험한적 있는 전세계 노령 세대에게는 귀한 단백질원 식량을 뜻했다. 

1970년대 등장한 파우치형 카프리썬 오렌지 쥬스 패키징으로 최근 식품 포장 디자인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동량의 플라스틱 병 보다 무게가 가벼운 초박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호일을 겹쳐 만든 봉지모양의 혁신적 식품 포장디자인이다. 그러나 크립토나이트(kryptonite) 파우치 포장은 납작하게 눌르면 부피가 작아져서 전체적 쓰레기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재활용 과정에서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분리하는 해체 공정이 어려워 실질적 재활용이 어려운 것이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Courtesy: Capri Sun.

1970-80년대 세계 원양산업의 급성장과 캔포장 식품 보편화를 타고 샌드위치, 샐러드, 파스타에 두루 활용되어 온 참치 통조림은 서구의 식료품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가정 필수 품목이었다. 英 시장조사 연구소인 민텔(Mintel)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요즘 서구의 20-30대 연령층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은 평소 일식 생선초밥을 먹고 성장했기 때문에 신선한 참치의 맛에 익숙해져 있다.

또 최근 소비자들의 생선에 대한 입맛도 더 다양해졌다. 과거 정어리, 고등어, 참치를 주재료로 한 보일드통조림에서 벗어나 요즘 소비자들은 산뜻한 향으로 양념한 닭고기 가슴살이나 연어를 찌고 훈제 맛과 식감의 생선 상품을 선호한다.

無글루텐 無설탕을 내세운 GFB사의 아침식사용 파워 오트밀 ‘팝업(popup)’ 포장 디자인은 시간과 장소에 구분없이도 액상 식품을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활동 많고 바쁜(on-the-go)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다.  포장 양옆을 눌러 3차원 그릇 용기로 만든 후 뜨거운 물을 부으면 따뜻한 오트밀이 완성된다. 친환경 포장재로 만들어진 1회용 용기는 사용 후 버리면 분해되고 설거지를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업체는 주장한다. Courtesy: THE FGB®

참치 통조리 업계 매출 호전의 진짜 비결? - 새 포장 디자인
참치 통조림의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미니멀하고 편의위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요즘 젊은이들 대다수는 통조림 포장을 여는데 쓰는 깡통따개를 집에 갖고 살지 않는다. 민텔의 연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엔 통조림 제품 외에도 대중적 아침식사로 여겨지던 시리얼의 매출도 줄었는데, 이는 실은 젊은이들이 설거지를 하기를 기피한다는 것이 진짜 이유로 나타났다.

참치통조림 제조업체 범블비 사가 새로 출시한 참치 및 연어 파우치 포장(1회용 숫가락 포함)은 개봉이 쉽고 한 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1회 분량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화려하고 대담한 색상, 파우치와 소프트 플라스틱 등 한 손으로 무리 없이 쥘 수 있는 소형 사이즈에 딱딱하지 않고 촉감과 질감이 부드럽고 감각적인 포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ourtesy: Bumble Bee

업계는 변화하는 인구통계변수를 고려하지 않은채 시장을 점령할 수 없으며, 새로운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생활문화는 식료품 업계가 새로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나라는 50-70세 연령대 인구가 밀레니얼 세대 인구 보다 여전히 많으나(참고: 2017년 행정안전부 통계), 미국은 올 2018년을 기점으로 드디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2000년 사이 출생한 20-37세 연령인구) 인구가 8천 만에 이르러 베이비붐 세대(현재 52-70세)를 능가(자료: Pew Research, 2018년 3월 1일 보고서)하고 가장 큰 소비자층을 구성하고 있다.

친환경주의와 지속가능성 가치를 내세워 품질 좋고 청결한 생선 살코기를 간편한 파우치 포장에 담아 신세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세이프캐치(Safe Catch) 포장생선제품군. 최근 수규모 식품 스타트업 업체들의 등장과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새 소비행태는 기성 대기업 식료품 제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Courtesy: Safe Catch Inc.

그같은 시장 변화를 간파한 미국의 최고 참치통조림 생산판매업체인 스타키스트(StarKist)는 지난 2015년부터 파우치에 포장한 레토르트 닭가슴살, 참치, 연어를 판매하기 시작해 생선통조림 회사로서의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혁신적 포장식품 브랜드로 변신했다. 그 결과 파우치 생선식품으로 재탄생한 스타키스트는 다시 연간 매출 20% 성장세로 돌아섰다.

포도주를 캔으로 마신다? 최근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과음을 미연에 방지하고 소지와 개봉이 편하는 점 때문에 캔에 든 포장된 포도주를 구입하는 추세가 급증하고 있다. Courtesy: Underwood.

경쟁 참치통조림 업체인 범블비(Bumble Bee)도 뒤따라서 2019년 여름부터 신선 파우치 포장 생선 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이다.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이 다문화 음식문화에 친숙한 것을 간파하고 미국 남부식 양념, 멕시코식, 태국식 스리라차 소스맛, 한국식 고추장맛 등 다양한 맛의 개별포장 제품이 소개될 것이라 한다. 게다가 최근 어업계가 참치 외에도 연어, 옐로핀과 블루핀 참치, 게 등 고급 해산물의 대량 인공양식 기술에 힘입어 식자재 공급 확보가 가능해져서 미국의 전통적인 대형 수퍼마켓 체인들도 자체 브랜드의 파우치 포장형 생선 통조림 출시에 합세할 것이다.

건강과 상품성을 고려한 유리병 포장 방식은 대체로 고가대 프리미엄 식음료 포장에 활용된다. NFC 탑재된 스마트폰과의 연동으로 소비자와 제품 사이를 연결하는 마케팅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포획하기 위한 시장 전략이다. Courtesy: DiaGeo.

현재 미국을 비롯해 대인구국인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는 18억 명에 이르며 막강한 소비자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제안하는 수많은 제품들이 각축하며 선택의 홍수 속에 던져진 젊은 소비자들의 의식세계, 욕구, 시각을 사로잡기 위해서 식음료 포장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기대치를 이해하고 전에 없던 새롭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해야만 살아남을 것이다.  

과거 그 어떤 세대 보다 많은 선택 속에서 살고 있는 만큼 대상에 대한 주의력과 관심지속도가 짧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 공략은 곧 더 폭넓은 세대와 취향의 소비자 시장 장악을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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