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신드롬' 타고 '중국 탈출, 베트남 투자 러시'...이재용·최태원·신동빈 등 총수 잇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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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신드롬' 타고 '중국 탈출, 베트남 투자 러시'...이재용·최태원·신동빈 등 총수 잇단 방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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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 설립된 국가별 신규법인수 베트남 685개, 중국 516개, 미국 508개 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재계 주요 그룹 총수가 최근 2개월 이내에 해외 방문한 국가는 모두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이 중국을 넘어 최대 투자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재계는 물론 정치권도 베트남을 신동방정책 핵심파트너로 규정하고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며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면서 베트남이 '기회의 땅'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필두로 최근 2개월 사이 주요 그룹 총수 '베트남행 러시'

최근 2개월 사이 재계 총수가 줄줄이 베트남을 찾았다.

재계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월 30일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이어가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 권력 서열 2위 푹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8일 1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해 푹 총리를 만났다. 지난 11월 13일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찾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4일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항공엔진 사업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생산 공장 준공식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근면한 국민성을 비롯 투자 환경이 매우 높은 국가"라면서 "앞으로도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베트남 방문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도 베트남으로 눈길 돌려...“베트남은 신남방정책의 핵심파트너”

정치권도 베트남으로 눈길을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공식 방한한 응웬 티 킴 베트남 국회의장을 만나 “베트남은 신남방정책의 핵심파트너”라고 규정했다.

대한상의가 개최한 '한국-베트남 투자 무역 포럼'에 양국 국회의장을 비롯 정재계 인사가 대거 몰렸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롯데호텔에서 응웬 의장 등 베트남 사절단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가졌는데 산하 경영진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반영했다. 

이 날 오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최영주 팬코 회장(한-베 친선협회 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조현수 한화파워시스템 대표이사, 권영일 LS전선아시아 대표, 김동욱 현대자동차 전무, 윤장효 효성화학 전무, 노용훈 신한은행 본부장 등 주요 기업인이 몰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7일 개최한 '한-베트남 투자·무역 포럼'은 문전성시였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도현 주베트남 한국대사,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베트남 진출 관심기업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 국회의장이 한국을 방문해 투자 요청을 비롯 연설하고 있다.

베트남 측에서는 응웬 의장을 비롯해 전 뚼 아잉 산업무역부 장관, 다오 응옹 중 사회보훈부 장관, 응웬 하잉 푹 국회 사무총장, 응웬 반 짜우 국회 대외위원회 위원장, 베트남 기업인 사절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 투자 1위 국가 떠올라 '신규법인 설립 최다'...중국은 2위로 밀려나

베트남은 한국이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 1위를 차지하는 국가로 바뀌었다.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주의 정책 및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베트남이 한층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른 것.

국가별 해외 신규법인수 비교. (산업자원부 조사)

산업통상자원부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중국 대신 베트남으로 많은 기업들이 빠져 나갔다. 2014년에서 2016년까지는 중국에 설립된 신규법인 수가 가장 많았지만 2017년 이후 베트남이 가장 많았다. 

작년 해외에 설립된 국가별 신규법인수는 베트남 685개, 중국 516개, 미국 508개 순이었다. 올해는 6월말 기준 베트남 384개, 미국 273개, 중국 237개로 나타났다.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2016년 이전에 비해 완전 역전된 것.

베트남은 2015년 522개, 3위 수준에서 2017년에는 685개로 1위에 등극했다. 중국은 2015년 713개에서 2017년 516개로 크게 줄었다. 

롯데그룹은 '박항서 신드롬'에 착안해 베트남 축구를 소재로 광고캠페인에 나섰다.

또한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네 번째 교역국 규모 시장이다. 지난 1992년 수교한 이래 교역은 1992년 5억달러에서 지난해 640억달러로 25년간 128배 성장했다. 

베트남 투자액은 2008년 18억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78억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현재 7000여개 정도의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 현지에 진출했다. 

정부는 오는 2020년 베트남 교역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베트남 투자 열풍과 양국간 경제 협력 시대 '가속화'...2020년 교역규모 1000억 달러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중국 내 외투기업 우대 축소와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투자가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반면 각종 우대 혜택을 늘리고 있는 베트남으로의 과감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회장도 베트남 푹 총리를 만났다.

베트남 정부는 하이테크 IT산업 분야에 대해 4년간 법인세 면제, 이후 9년간 50% 감면 혜택을 주고 일반 기업의 외국인 투자 한도도 철폐했다. 베트남은 제조업 월평균 임금은 216달러로 중국(470달러)의 절반 이하다. 베트남 '투자 러시'의 조건이 충분하다.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도 놀랍다. IMF에 따르면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8%로 중국과 비슷했고 올해는 6.7%로 중국을 앞설 전망이다. 베트남이 1986년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목표로 수립한 ‘도이머이(쇄신)’ 정책 시기에 태어난 20~30대가 전체 인구의 26%에 달해 소비 잠재력이 크다. 

베트남이 재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들썩이는 이유다. 더욱이 박항서 매직으로 불붙은 '신드롬'은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관계는 물론 기업 투자와 실적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투자 열풍과 양국간 경제 협력 시대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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