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국경없는 D2C 이커머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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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국경없는 D2C 이커머스 시대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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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직접구매와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 잠재성은 계속된다.

10년 넘게 눈에 눈물이 나지 않아 눈을 깜빡이지 못하는 불치의 안질환을 앓고 있는 여든 살의 박 모씨는 국내 의약업체에서 수입판매해 써오던 안약이 불매된 이후로 미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닷컴(amazon.com)에서 직구로 주문해 배송받아 쓰고 있다. 해외직구 열풍으로 의약품 및 건강식품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물품은 의류다. 요즘 소비자들은 중간수입자 마진과 관세를 덜 부담하고도 다양한 미국・일본・유럽 브랜드 패션 명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런가하면, 올 2018 5월 세계적 화장품 제조업체인 로레알(L’oréal)에 인수된 국내 온라인 패션몰인 스타일난다(Style Nanda)는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사이트에서 주문한 의류와 화장품을 해외로 배송한다.

나이키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나이키 앱을 이용해 나이키 인스턴트 체크아웃으로 무인 지불하고(왼쪽 사진) 신어보고 싶은 진열제품의 QR코드를 폰으로 찍으면 직원이 제품을 꺼내준다. Courtesy: Nike, Inc.

해외직구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과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로 가장 꾸준히 급성장한 시장이다. 해외직구(海外直購)란 국내의 소비자가 ‘해외의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을 통해서 해외에서 직접 제품을 구입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행위’를 뜻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해외직접구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소비자가 살고있는 장소나 매장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상품을 매장가 보다 저렴하게 즉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배송될 물건이 집으로 배달되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는 기대감은 온라인 쇼핑 경험에 따라오는 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FTA 재협상과 규제완화로 해외직구배송(예: 아마존), 배송대행업(예: 몰테일, 위메프박스), 구매대행업(예: 옥션 이베이), 해외 물류관리업(현대로지스틱스) 등 관련 산업이 파생되는 효과를 낳았다. 유럽에서도 소비자들의 D2C 상거래 절차 간소화를 위해서 국가별 상공회의소가 배송품 면세인증서를 온라인으로 발급해주는 Edge CTP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D2C 이커머스가 진화해감에 따라서 온라인 판매-로지스틱스-배송 방식도 첨단 정보기술에 힘입어 혁신과 효율을 거듭해 갈 것이다.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올리(Ollie)는 애완동물 및 반려동물용 신선포장식을 제조해 집 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업체다.  Courtesy: Ollie Pet Inc.

소비자직접구매 트렌드는 해외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글로벌 소비 현상이다. 이 최근 비즈니스 마케팅 분야는 ‘소비자직접구매(direct-to-consumer, 이하 줄여서 D2C)’ 이커머스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높다. 美 경제주간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 2016년 이후 미국 시장에서 D2C 거래는 해마다 7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3분의 1은 이미 의류나 포장식료품 등 소비재 품목 외에도 가정용 가구나 집기, 전자제품, 여행 예약, 은행업무와 보험 등과 같은 서비스 상품까지도 D2C 플랫폼을 통해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제조업체와 소비자 사이를 직접 이어주는 ‘직접구매’ 판매망에 기초하는 D2C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해외직구와 개념은 같다. D2C의 인기 이면으로 미국과 유럽 구미권의 대도시 상가거리에서 리테일 매장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고르고 지불하는 이른바 ‘구매시점(point of purchase)’이 재래식 오프라인 소매 매장에서 디지털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장 문을 닫은 폐점이 속출하고 그 자리엔 일회성 이벤트 팝업 스토어가 생겼다가 사라진다. 그렇게 오프라인 소매 매장은 소비자 체험용 홍보 공간으로 전환되는 사이, 새로 경쟁에 뛰어든 소규모 신생 브랜드 스타트업들은 전에 없이 낮아진 시장진입점을 활용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매시점 삼아 전세계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판매한다.

미국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 글로시어(Glossier)는 K-뷰티의 물광피부 미학에 영향받은 니시 화장품 시장을 개척해 현재 D2C 성공사례가 됐다. D2C 는 중간 유통업자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여 제품의 품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소비자는 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브랜드 제조업체는 더 많은 마진을 챙길 수 있게 해준다.  Courtesy: Glossier.com

마케팅은 저가의 엣지있는 무명 모델을 기용해 자체 홈페이지 및 앱,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을 이용, 저가로 기습적이고 기발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기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 또 품질력과 독특하고 우수한 니시 컨셉을 갖췄다면 도소매 유통에 소요되는 중간자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신흥 스타트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기성 메가급 '레거시브랜드(legacy brand)의 최고경영자들중 94%는 D2C 마케팅의 위력을 깊이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비전략으로 맞선다. 예컨대, 나이키는 2017년 D2C 마케팅 전략에 본격 착수해 전세계 10개국 12개 대도시에서 웹사이트와 소매 매장을 연동시킨 매출 전략을 수립했다. 그렇게 되면 오는 2020년까지 나이키는 총매출의 80%를 D2C 마케팅을 통해 발생시키고 총매출액은 2018년 현재 보다 2배로 증가한 16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한다.

최신 트렌드 포착과 마케팅에 기동성이 우수한 신흥 스타트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메가급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도 D2C 시장 전략 구사에 한창이다. 세계 1위 화장품 판매업체 로레알 사는 3시간 안에 새 트렌드가 반영된 신제품을 개발 및 출시할 수 있는 첨단 인더스트리 4.0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Courtesy: L’oréal.

의류업체 인디텍스(자라의 모회사)는 자사가 운영하는 SNS 빅데이터 자료에 근거하여 일주일 만에 전세계 매장과 인터넷숍에서 신제품 개발-디자인-매장출고를 할 수 있는 산업 4.0형 유연한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로레알도 최신 화장 트렌드에 맞춰 신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초고속 제품 개발 체제를 갖췄다. 예를 들어 유명인 또는 인플루언서가 제안하는 신제품이나 화장법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소개되는 즉시 3시간 내로 이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양한 선택을 마다할 소비자는 없다. 여기에 인터넷 모바일 기술 기반의 마케팅, 결제, 재고 및 배송 물류기술이 결합돼 문자그대로 시공간을 초월한 ‘소비자 즉각 만족’은 실시간으로 세련화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D2C 시장은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거리를 전에 없이 더 가까이 접촉시키고 제품과 서비스 거래를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 여기에 정부주도의 현명하고 효율적인 규제와 제재 대책이 뒷받침 된다면 향후 D2C 시장에서 전자상거래를 이끌어갈 한국 기업들의 국경없는 매출성장과 소비자들 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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