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줄어서 '맥주' 소비량이 줄어든다고?...'혼술문화' 확산에 오히려 판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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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줄어서 '맥주' 소비량이 줄어든다고?...'혼술문화' 확산에 오히려 판매 증가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11.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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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시행으로 주류 소비 축소 염려는 '기우'...맥주 비수기에도 판매량↑
퇴근 시간 빨라지며 여가시간 늘어난 직장인의 주류소비 늘어난 것으로 분석
(왼쪽부터)하이트, 카스, 피츠

주 52시간이 시행되면서 회식이 줄어드는 등 주류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맥주 소비량이 오히려 늘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전통적으로 '맥주 비수기'라고 인식됐던 1~3월 및 10월 맥주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통계도 나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맥주 소비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면서 회식자리 등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주류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전개다. 게다가 맥주 소비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맥주 비수기'에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의외라는 분위기다.

업계는 맥주 소비가 늘어난 대표적인 이유로 '혼술문화 확산'을 꼽고 있다. 워라밸 문화 확산,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 등으로 퇴근시간이 빨라지는 동시에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혼자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맥주 월별 매출 지수를 분석한 결과 맥주 비수기인 1~3월과 10월의 매출 지수가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0월까지 맥주 평균 판매량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달 맥주 매출 지수는 112.6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4포인트 올랐고 2년 사이 4포인트 상승했다.

또 올해 10월까지 세븐일레븐 맥주 판매량은 전년대비 20.0% 증가했다. 4~9월 사이 평균 매출이 18.5% 오른 반면, 1~3월과 10월의 경우 평균 22.8%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오비맥주의 카스후레시 250ml와 500ml 제품 이미지

이에 따라 여름 마케팅에 방점을 뒀던 맥주 업체들이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혼술러(혼술하는 사람)'를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직장인의 정시 퇴근을 응원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비맥주는 혼술족들이 부담없이 마실 수 있도록 '카스 한입캔'을 출시했다. 기존 카스는 355ml, 500ml의 캔제품만 판매했다. 오비맥주는 혼술족을 겨냥해 250ml의 미니캔 제품을 내놓았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한입캔은 소용량을 부담없이 마실 수 있고, 개봉 직후 끝까지 신선도를 유지하며 마실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입캔은 가볍게 한 잔, 홀로 한 잔 즐기려는 젊은 소비자들의 음주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패키지 혁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GS25에서 제주 백록담 에일을 고르고 있다.

혼술족이 주류를 주로 구매하는 곳인 편의점업계도 자체PB맥주를 내놓으며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GS25는 지난 6월 프리미엄 수제 에일 맥주 광화문을 출시한데 이어 9월 제주 백록담 에일을 선보였다. 

벨기에 전통의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는 직장인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응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지난 21일 라이나생명 사옥에서 '칼퇴(정시 퇴근)는 권리'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퇴근 독려 이벤트를 열었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이날 오후 6시 라이나생명에서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고 임직원들에게 특별 제작된 스텔라 패키지를 전달하며 직장인들의 정시 퇴근을 응원했다. 또 28일에는 국내 건설사에서 가장 먼저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한 GS건설에서도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레드락 '퇴근하겠습니다' 캠페인 이미지 <사진=레드락>

프리미엄 엠버라거 '레드락'도 직장인들의 주 52시간 근무 정착을 위해 '퇴근하겠습니다'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이 캠페인은 직장인의 균형잡힌 '워라밸'을 응원하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장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레드락은 직장이 밀집된 서울의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등에 별도의 아트 갤러리를 마련해 출근 시간부터 퇴근 시간 전까지 다양한 명화를 전시했다. 명화 속에는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캠페인의 메시지를 재치있게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혼술문화가 확산되면서 주류 뿐 아니라 안주류도 1인가구를 겨냥한 제품이 많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류업계도 여가 시간이 늘어난 젊은 소비자층의 트렌드를 고려, 그들의 취향을 고려한 마케팅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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