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화학·SK하이닉스 등에 '재생에너지 사용 100%' 요구한 구글·애플·BMW·GM 글로벌기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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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화학·SK하이닉스 등에 '재생에너지 사용 100%' 요구한 구글·애플·BMW·GM 글로벌기업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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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의원 “국내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 확대정책 속도를 더 진전시켜야"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의무사용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재생에너지 100% 사용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구글, 애플, GM, 이케아(IKEA) 등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이후 공장, 사무실, 건물 등 자사의 영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100%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고 밝혔다.

'RE100 이니셔티브'는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뉴욕시 기후주간 행사에서 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할 것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공약하고 행동하는 기업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10월 현재 RE100에 참여한 기업들은 154개에 달한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이베이, 코카콜라, 이케아, 어도비, 블룸버그, BMW, BT(영국통신), 버버리, 칼스버그, 에스티로더, GM, 골드만삭스, HP, HSBC, ING, 존슨앤존슨, JP모건, 켈로그, 레고, 마이크로소프트, 모건스탠리, 네슬레, 나이키, P&G, 프루덴셜, 필립스, 스타벅스, VISA, 보다폰, 월마트 등이 RE100에 가입했다.

특히, 지난 7월 25일 일본 기업으로는 최초로 후지쯔가 골드 멤버로 가입하면서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의 RE100 이니셔티브 참가 확산 추세는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현권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문위원 입법검토서를 인용하며 RE100에 참여한 글로법 기업들로부터 국내기업들이 재생에너지 100% 사용한 제품의 납품을 요구받고 있음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공급처인 애플사로부터 납품제품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 애플이 한국에 컨설팅 업체를 파견하여 조사를 시행하였으나 국내 재생에너지 기반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사용이 여의치 않음을 알고 공식적인 사용을 요구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공급처인 삼성전자가 유럽 제조사, 그린피스 등으로부터 제품생산시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고 있다. 유럽 제조사 등은 삼성전자에게도 동일한 요구를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웃소싱이 많아 실제 전력소비량이 작기 때문에 일정 비율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이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권한이 주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LG화학은 공급처인 BMW로부터 남품 받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아 폴란드 공장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중에 BMW와의 거래가 무산됐다. 하지만 현재 폭스바겐에서 BMW와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

삼성SDI는 공급처인 BMW에서 납품 물량에 대해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가 있었으며, 현재 해외 공장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미 국내 각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납품하는 제품생산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받고 있지만 한국의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이 구축돼 있지 못하다.

삼성이 올해 발표한 '2018 지속가능보고서'에서 한국의 열악한 재생에너지 여건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지난 6월 삼성은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에 있는 공장,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RE100 이니셔티브에 참여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삼성은 지속가능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전력 사용량의 6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의 경우,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 시스템 등의 여건이 아직까지는 마련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대규모 풍력, 태양광 발전 시설의 운영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습니다”라며 RE100에 참여할 수 없는 국내 여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RE100을 시작한 다국적 비영리단체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 홈페이지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개정안에는 전기공급자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공급임을 증명하는 증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입법검토서에서는 '우리의 현재 전력시장 체계를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가 소비자에게 직접 연계되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에서 RE100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력공급체계의 개편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김현권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2017년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7.6%인 현실에서 삼성 등 대기업이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기는 어렵다"면서 "삼성이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2018지속가능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0% 확대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현권 의원은 22일 국정감사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지 않으면 국내 제조업의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재생에너지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에 빠져 있다”며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의 속도를 더 진전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100 홈페이지

[참고]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받은 국내기업 사례(출처:산업통상자원위원회 입법검토보고서)

① SK 하이닉스 : 공급처(Apple)에서 납품 제품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였으나, 한국에 컨설팅 업체를 파견하여 조사시행 후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반 등 고려시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여의치 않음을 알고 공식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지는 않는 상태

② 삼성엔지니어링 : 공급처인 삼성전자에서 제품 생산시 신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고 있음(유럽 제조사, 그린피스 등으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는 삼성전자와 공동대응 고려 중) 아웃소싱이 많아 실제 전력소비량은 작으며, 그렇기 때문에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기 어려움. 수원 본사에 태양광 패널을 올해 중 설치 예정. RPS의무자만 REC구매 가능하므로, 일반 기업도 거래 권한이 주어지기를 희망

③ LG전자 : 기업의 친환경 활동(social responsibility)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고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를 때 친환경 제품임을 나타낼수 있는 인증서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임

④ LG화학 : 공급처(BMW)에서 납품받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받아 폴란드 공장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했었음(BMW와의 거래 무산) 현재는 폭스바겐으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고 있음

⑤ 한국타이어 : 에너지비용(원가) 절감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 검토 중이며, 향후 회사 홍보시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활용하고자 함. 외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는 현재까지 없으며, 혜택이나 지원이 있을 경우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고려하겠음

⑥ 네이버 : 그린피스 등 NGO로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자 함. 현재 200kW 용량 신재생 발전 설비가 설치되었으며, 조명, 냉방 등에 활용하고 있음. RE100 간담회 초청이 있어 참석했지만, 다른 기업과 달리 대규모 전력사용 기관은 아니라 부담이 적은편힘. 신재생 관련 스터디와 확대 노력 지속 예정

⑦ 삼성SDI : 공급처(BMW)에서 납품 물량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사용 요구가 있었으며, 해외 공장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으로 해결하고 있음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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