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로봇 셰프가 있는 미래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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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로봇 셰프가 있는 미래의 부엌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2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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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과 일터에서 긴 하루를 보내고 러시아워 속 만원 대중교통 수단과 자동차로 도로 체증을 헤치고 지친 몸으로 집안에 들어서는 현대인. 소매를 걷어붙이고 손수 음식을 만들어 풍성하게 식탁을 차려 먹기란 또다른 큰 ‘일’이다. 요즘 편의점 포장식, 반조리 포장 편의식, 테이크아웃, 배달 음식이 점차 현대인들의 식생활을 점유해 나가는 트렌드가 대세가 된 것도 그래서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신선한 식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직접 해먹는 ‘집밥’ 만큼 건강에 유익할까? 그같은 라이프스타일 추세를 타고 최근 자동화 산업계는 매 끼니 매식(買食)에 지쳐있는 현대인의 입맛과 건강을 위해서 가까운 미래 1인 가구, 맛벌이 부부, 핵가족 가정의 부엌에 요리사 로봇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 프리즈마 랩(PRISMA Lab)의 브루노 시칠리아노(Prof. Bruno Siciliano) 교수팀이 개발중인 피자 만들기 로봇 로다이만(RoDyMan). 연구팀은 유명한 피자 공인 엔초 코치아(Enzo Coccia) 씨에게 생물동역할 센서를 입혀 그가 요리할 때의 모든 세세한 동작을 기록분석하여 로다이만 딥러닝 로봇에게 학습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Image: YouTube capture, Mashable Today.

최근 몇 년 사이 혼자서 피자나 케이크를 굽고 커피를 끓여주는 스마트 주방용 전자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대중항공사 비행기에 쓰이는 열풍을 주입하는 대류식(對流式)과 증기가열식이 합쳐진 결합식 오븐 기술을 응용하여 여러 조리방법을 요하는 다양한 주식과 반찬을 한 오븐 속에서 한꺼번에 요리해주는 가정용 오븐도 있다. 또 2015년 봄 처음 시장에 출시된 쥰(june) 스마트 오븐은 애플에서 일하던 엔지니어들이 모여 개발된 스마트폰과 오븐의 결합체다. 집 주인이 쥰 오븐에 초벌 재료들을 넣어두고 모바일폰 앱을 이용해 예약 조리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오븐은 예정된 시간에 따끈한 식사를 완성시켜 놓는데, 특히 인터널(internal) HD 카메라와 시각적으로 식재료를 구분하는 음식물 ID 기술에 의존한다고 한다.

미국에서 개발된 수비(Suvie™) 스마트 밀(Smart Meal) 오븐은 4가지 다른 방식의 조리법을 한 오븐 속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가정용 오븐으로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리 예약요리를 할 수 있다. 수비 사는 편의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반조리된 수비드형(sous-vide) 포장된 편의식도 배달한다. Image courtesy: Suvie™.

쥰 오븐의 요리 실력은 아직 가열용 전자 레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미식가를 만족시킬 수준은 못되지만 사용이 편리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스마트폰 하나로 원격 조정・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제품의 특징이다.  요즘 현대인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중인 심플하고 깔끔하게 조리・프레젠테이션된 이른바 ‘클린-이팅(Clean-Eating)’ 트렌드에 맞게 쥰 오븐이 권장하는 제안 레시피를 무리없이 요리할 수 있어서 바쁘고 요리하기를 싫어하는 소비자들에게 유용할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마이크로웨이브 전자레인지와 비슷한 미니 사이즈 쥰 오븐이 소비자 가격 미화 1,500달러 대로 여전히 고가이다 보니 cnet.com 제품리뷰는 ’요리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장난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Image courtesy: June Life Inc.

그런가하면 스위스의 스타트업 쿠치냘레(Cuciniale) 사는 한층 수준 있는 구르메 요리를 기대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인텔리전트 인덕션 쿠킹 시스템을 개발했다. 쿠치냘레 역시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와 연동시켜 스마트 콘트롤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식재료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블루투스 센서와 구르메파일럿(GourmetPilot) 앱이 안내해 주는 단계별 조리 순서를 충실힌 따르기만 하면 제법 세련되고 맛좋은 고급 요리를 완성하는데100% 성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충실히 따라하기만 하면누구라도 구르메 셰프급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이 제품은 요리 배우기에 관심있는 초보자의 교육용 제품으로 응용될 수도 있다.

올해 초 2018년 1월 IFA와 스위스바우(Swissbau) 박람회에서 선보인 쿠치냘레 스마트 요리 시스템과 가열 장비 세트. 모바일폰과 아이패드에 구르메파일럿 앱을 설치하고 앱이 안내해 주는 대로 따라 요리하면 초보자라도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제법 세련된 메뉴를 요리해 낼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제안 소비자 가격은 500 스위스 프랑 대(우리돈 약 60만 원). Image courtesy: Cuciniale GmbH.

2015년 봄철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되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은 로봇 셰프 로보틱 주방 시스템은 문자 그대로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식재료를 뒤집고 휘젓고 익히는 등 일체의 요리 동작을 할 줄 아는 로봇 팔이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 사가 개발했는데, 팀 앤더슨이라는 전문 셰프의 요리 동작을 일일히 기록・분석하고 코드화하여 로봇 기계로 3-D 카메라로 기록하여 재현하는 모션 캡쳐(motion capture)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로봇 셰프'의 로봇 팔 부품은 섀도 로봇(Shadow Robot Company) 사가 개발한 것을 장착했는데, 인간의 손 움직임에 가급적 가깝고 정교하게 모방하기 위해서 모터 20개, 관절 부품 24개, 센서 129개를 장착해 디자인한 로봇 손은 기술적 혁신이라 평가된다.

몰리 로보틱스 사는 일반 소비자용 주방 로봇을 2018년부터 유럽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 하에 현재 로봇 팔, 오븐, 열 요리판, 터치스크린이 갖춰진 일반 가정용 로보틱 주방 유닛 프로토타입을 지난 1년 동안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로봇 셰프 주방에 투여된 기계기술과 인공지능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몰리 로봇 셰프가 할 수 없는 동작이 있는데, 채소를 칼로 자르기와 설거지 두 가지가 바로 그것이서 여전히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단계이며, 일반 가정용 버전의 소비자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몰리 로보틱스 (Moley Robotics) 사가 일찍이 2015년 독일 하노버 가전 박람회에서 선보인바 있는 '로봇 셰프'는 미화 $15,000 (우리돈 약1,600 만원) 대여서 일반 소비자용으로는 아직 가격이 너무 비싼게 흠이지만 2018년 중으로 가정용 버전이 시장에 소개될 예정이라 한다. Image courtesy: Moley Robotics.

요리를 비롯하여 반복적이고 따분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가사용 자동화 기계에 대한 잠재적 수요는 다분하다. 혼자서 바닥을 청소해주는 진공청소기, 세탁과 건조가 완성된 옷을 가지런히 접어서 정리해 주는 로봇, 무인 잔디깎기나 수영장 청소 기계 처럼 한 가지 태스크를 해주는 AI 가전제품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구미권 시장에서는 주방에서 인간 요리사의 몸동작 연구를 기초로 피자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는 키친 셰프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머지 않아 주요 한식 가정식을 조리해주는 '한국형'집 요리사 로봇이 개발될 때가 가까워 오고 있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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