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이 17시간 넘는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12일) 새벽 귀가했다.
어제 오전 8시 50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정현호 사장은 오늘(12일) 새벽 2시 반쯤 조서 열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정현호 사장을 상대로 지난해 5월 삼성 수뇌부가 잇따라 회의를 열고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지시를 논의했는지, 이재용 부회장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호 사장은 조사에서 본인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는 삼성그룹 내 계열사 전반의 경영상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최순실 게이트’에 삼성그룹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전실이 해체되는 대신 신설됐다.
검찰이 이날 정 사장을 조사한 이유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등 의혹이 삼성전자 본사 차원에서 기획·실행됐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5월 10일 이뤄진 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경영 사안을 논의했을 뿐 회계처리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재용 부회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정현호 사장의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소환하거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문제 본질이 아닌 사안으로 흐르며 '무리한 수사'로 엮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