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겨냥 '삼바 의혹' 언론에 삼성전자 즉각 반박...'무리한 보도 자제' 재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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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겨냥 '삼바 의혹' 언론에 삼성전자 즉각 반박...'무리한 보도 자제' 재차 호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6.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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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BS 보도에 '강경 입장' 밝혀 5월 23일 이후 19일만에 대응…"사실 검증 없는 의혹제기"

삼성전자가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관련 수사에 대해 '무리한 보도 자제'를 재차 호소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3주 만에 다시 추측성 언론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9시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입장문을 통해 "지난 5월 23일,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드린 이후에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오후 SBS는 "삼성이 지난해 5월 5일 회의에서 (삼성바이오)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 이후 5월 10일 해당 내용을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 이 부회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등이 참석했다"며 "이 자리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 콜옵션 지분 재매입 방안 등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최고 경영진은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은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해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날(5월 10일)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럼에도 사실 검증 없이 경영현안을 논의한 회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저희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에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무리한 의혹 제기와 사실 검증 없는 보도 자제해달라"...긴박한 상황 반영

삼성이 회사 안팎의 이슈로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안을 다룬 언론보도에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이었다.

이어 삼성은 재차 강한 어조로 "무리한 의혹 제기와 사실 검증 없는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첫 공식입장을 내놓은 지 19일 만이다.

이는 이 부회장이 대법원에서의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데다가 검찰의 수사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바이오 관련 현안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결고리로 몰아가는 검찰발 추측성 보도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까지 향하면서 삼성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그 동안 최대한 함구해왔으나 검찰의 수사 방향이 삼성전자 경영진 핵심 수뇌부까지 향하면서 추측성 보도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일에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이모 재경팀 부사장, 지난달 25일에는 김모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구속했다.

지금은 해체된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의 후속 조직 '사업지원 TF' 소속 실무진이 줄줄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겨누는 칼끝이 사업지원 TF 수장인 정현호 사장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현호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하버드대학교 동문이며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삼성은 정 사장에 대한 보도에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검찰에서도 정 사장을 소환조사할 경우 이 부회장이 분식회계 및 증거인멸을 보고받고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할 가능성이 크다. 

그룹 총수와 최고 경영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배수의 진'을 친 삼성전자가 사실상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강경한 공식입장을 내놓고 정면대응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다음은 삼성전자 입장 전문이다.

[전문] 삼성전자 입장문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지난 5월23일,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 이후에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SBS는 10일, 삼성이 지난해 5월 5일 회의에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 이후 5월 10일 해당 내용을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습니다.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실 검증 없이 경영현안을 논의한 회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같은 보도들로 인해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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