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일상에서 '일회용품'이 사라지고 있다... '환경 수호' 향해 달리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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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일상에서 '일회용품'이 사라지고 있다... '환경 수호' 향해 달리는 유통업계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9.05.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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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포장재 줄이거나 대체 포장재 사용... 업계 전반에 걸친 '친환경' 경영

일상 생활에서 일회용기 및 비닐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유통업계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슈퍼에서 즐겨 사먹던 과자 포장을 최소화 하고, 커피를 담은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와 머그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 일회용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는 등 환경을 생각한 업계의 움직임이 다양화되고 있다.

리유저블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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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즐겨 찾는 대학원생 A씨(26세)는 외출할 때마다 다회용 리유저블 컵(re-usable)을 챙겨 나선다. 환경 보호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A씨는 "카페 일회용컵 규제가 시행되면서 실내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남은 음료를 테이크아웃하기가 번거로워졌어요. 머그컵에 마시다가 일회용 컵에 다시 담아달라고 해야 하거든요. 설거지거리는 늘고, 결국 일회용 컵을 소비하게 되는 꼴이라 개인컵을 챙겨 다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주변에서 본인뿐 아니라 개인컵,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는 개인컵을 이용하면 카페에서 제공하는 '개인컵 사용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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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과자를 자주 구매하는 B씨(29세)는 최근 '가성비 과자' 찾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전에 비해 비슷한 가격임에도 과자용량이 늘어난 제품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예전의 '질소과자'처럼 지나친 과대포장 제품도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가성비를 찾아 '인간 사료'로 불리우는 대용량 과자, 혹은 해외 수입 과자만 찾던 것도 옛말이다. 

"한국 과자를 어려서부터 먹어와서인지 수입과자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다만 양이 너무 적어 무작정 사먹기는 부담이었는데, 요즘은 양이 조금 늘어난 것 같아서 좋아요. 포장지는 번지르르한데 뜯어보면 너무 '창렬'했던 제품도 많이 줄어든 것 같구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포장'은 줄이고 '양'은 늘리고...오리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 지속 추진

오리온이 지난 2019년 8월 환경부로부터 포장재 녹색 인증을 받은 제품 12종 이미지.

지난 2014년 '국내 과자=질소 과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제과업계의 '과대포장'이 이슈가 됐었다. 과자 용량은 줄이고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일삼고 있다며 업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제과업계 내에서는 포장을 줄이고 제품 양을 늘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포장재는 최소화하고,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과자의 양'은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오리온은 최근 5년간 ‘초코파이’, ‘포카칩’을 비롯해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눈을감자’, ‘오뜨’, ‘더자일리톨’, ‘치킨팝’ 등 총 15개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증량했다. 가격 인상 없이 주요 제품의 양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은 식품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오리온은 2014년 11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7개입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8개입으로 늘리고, 리얼치즈칩, 눈을감자, 왕고래밥도 증량을 단행하는 한편 21개 제품의 포장재 규격을 축소했다. 

지난 2015년 3월에는 20여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도수를 낮춰, 연간 약 88톤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환경 친화적’ 포장재 개선작업도 진행했다. 

이어 2015년 9월 포카칩을 가격 변동 없이 기존 60g 규격은 66g으로 124g 규격은 137g으로 각각 증량했다. 큰 부피에 비해 내용물이 적어 보인다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 공정 개선으로 제품 내 빈 공간 비율을 환경부 기준인 35%보다 훨씬 낮은 25% 미만까지 낮췄다. 

이외에도 오리온은 풍선껌 와우, 초코파이 정, 마켓오 리얼 브라우니, 다이제샌드, 나, 까메오, 더 자일리톨 껌, 오뜨, 촉촉한초코칩, 젤리밥, 오!그래놀라 3종 등 자사제품 대부분을 차례로 증량하거나 크기와 용량을 줄여 가격을 인하했다.

2017년 11월 중소 협력회사 잉크제조사 ‘성보잉크’, 인쇄용 동판제조사 ‘한두패키지’와 함께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을 목표로 2년간 공동 연구 끝에 ‘메틸에틸케톤’(MEK), ‘에틸아세테이트’(EA) 등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에 성공, 식품용 포장재로는 최초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한 포장재는 제조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총미연소탄화수소(THC)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량을 기존 대비 각각 83%, 75% 줄여 소비자와 생산 근로자 모두에게 보다 안전하다. ‘초코파이情’, ‘포카칩’, ‘예감’, ‘초코송이’, ‘후레쉬베리’, ‘카스타드’ 등에 사용 중이며, 오리온 전 제품으로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친환경'을 일상에서...락앤락, 용기에 '환경' 담았다

(왼쪽부터)플레이스엘엘에서 사용중인 텀블러, 무명식당과 협업한 무명잡곡, 락앤락 에코용기

일회용 제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락앤락은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밀폐용기'와 텀블러를 적극 활용해 일상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게끔 했다.

락앤락이 운영중인 라이프스타일 매장 '플레이스엘엘'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여러번 재사용 할 수 있는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판매하고 있다.

락앤락에 따르면 테이크아웃 고객은 물론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소비자들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신 후엔 텀블러를 가져가면 된다.

플라스틱 일회용 컵 이슈가 한창이던 지난해,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은 경기도 안산에 플레이스엘엘 1호점을 개점하며 친환경 카페 ‘카페엘엘’을 함께 선보였다. 

락앤락 관계자는 “생활용품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의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카페에 아이디어를 더했다”고 말했다.

'텀블러&커피'는 일회용 포장재 줄이기 일환으로 진행된 방침이다. 비슷한 사례로 ‘무명식당’과 협업한 ‘무명잡곡’이 있다. 무명식당의 다양한 잡곡을 락앤락의 잡곡 보관 전용 용기인 ‘인터락’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포장 용기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요소까지 더해 특히 젊은 주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알려졌다.

락앤락은 자사의 대표 제품인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재활용에 앞장서기 위해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가져오면 전문 수거업체에 전달해 재활용하는 ‘바꾸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 혹은 타사 제품 구분 없이, 오래된 밀폐용기와 프라이팬을 가져오면 새 물품을 4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락앤락은 자사 공장에서 쓰고 남은 폴리프로필렌 조각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켰다. 100% 식품 등급의 플라스틱이며, 락앤락에서 생산하고 있는 기존 제품과 동일한 품질로 제작되기 때문에 대한 제품의 상태나 기능 역시 일반 용기와 같다. 

버려질 수도 있는 양질의 플라스틱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쓰레기 역시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고 락앤락 관계자는 설명했다.

카페업계 內 '친환경' 트렌드 선도할 것...스타벅스, 환경 지키기 앞장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한다.

카페업계 1위인 스타벅스도 매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이고,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8년 7월 일회용품 줄이기 대책을 포함한 전사적인 친환경 캠페인 실행 계획안‘그리너 (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더 푸른(Greener) 스타벅스를 가꿔가겠다는 의미로 제품(Greener Product), 사람(Greener People), 매장(Greener Place)의 3가지 분야에서 친환경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2018년 9월부터 종이 빨대를 도입하여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고, 아이스 음료의 경우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리드(컵 뚜껑)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2018년 11월 빨대 없는 리드(뚜껑)를 전국 매장에 도입한 이후 월 평균 빨대 사용량이 도입 이전 대비 50% 가량 감소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한, 2018년 현재 98% 수준인 커피찌꺼기 재활용률(5500톤)도 2020년까지 10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종이 빨대 전격 확대와 함께 ‘빨대 없는 리드’도 전국 매장에 도입된 이후, 월 평균 약 1500만개가 사용되었던 일회용 빨대가 절반 수준인 월 평균 약 750만개로 줄어 5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 보너스 스타’는 다회용컵 사용을 권장하고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자 지난해 11월에 도입된 새로운 개인컵 리워드 혜택이다.

개인 컵을 이용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은 기존의 300원 할인 혹은 에코별 1개 적립 중 선택해 원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에코 보너스 스타 도입 전후 한달 간을 비교해 보면 개인 컵 사용 고객의 2/3에 해당하는 80만명의 고객이 별 적립을 선택하며 개인 컵 사용이 약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제품 포장을 위해 일부 사용해 왔던 비닐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 포장재로 변경 도입해, 빨대 비닐은 종이 포장재로 변경, 각종 MD 제품을 포장하는 에어캡(일명 뽁뽁이)도 종이 포장재 등으로 대체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에서 수거되는 커피찌꺼기를 이용하는 자원선순환 캠페인을 통해 지역사회 환경과 우리 농가를 위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찌꺼기는 100% 최상급 아라비카 커피 원두로서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 등이 풍부하고 중금속 성분이 없어, 흙과 커피 찌꺼기를 약 9:1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병충해를 방지하고 유기질 함량이 높은 천연 비료가 될 수 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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