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CSR에서 CSV로 진화하는 사회공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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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CSR에서 CSV로 진화하는 사회공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 아닌 필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5.0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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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 '사회적 가치' 중시 경영철학으로 승화한 사회공헌 '활발'

녹색경제신문이 5월로 창간 9주년을 맞았습니다. 

'지속가능 경제를 위한' 녹색경제신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5월 한 달 간 창간기획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 사회공헌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회공헌은 CSR에서 CSV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기획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사회적으로 존경받으며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사회공헌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기업의 사회공헌이 진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회공헌이 경영의 최우선 요소가 되고 있다.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3~4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된 올해부터 사회공헌은 경영철학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970~1980년대에만 해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연말연시에 집중됐다. 달동네나 사회복지시설 앞에 라면, 연탄, 가전제품 등을 전달하는 기업의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생필품이나 비공개 후원금을 전달하는 시혜적 방식이다. 

하지만 시혜적 방식은 한시적이다. 기업이 어려우면 지속적 활동이 힘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대표

기존의 사회공헌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동일시 했다. 요즘은 사회공헌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이라는 개념으로 진화 중이다. 또한 CSR과 CSV는 따로가 아니라 공존하면서 함께 발전한다.

CSR은 기업은 사회적 기관으로서 많은 권리를 갖고 있으며  또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CSR의 등장 배경은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의 변화, 과거 기업경영의 한계 및 문제점, 시민과 정부의 의식변화, 기업환경의 글로벌화, 고객의 기대와 요구의 변화, 환경 윤리이슈의 등장과 중요성 증대 등의 변화가 주요 요인이었다. 

하지만 CSV는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이다. 

CSR이 단순 기부와 같은 행위라면 CSV는 사회적 가치가 되는 기업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장지를 만드는 회사가 나무 심기를 지원하거나 자동차 회사에서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교육에 나서는 등 업종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형태로 사회공헌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국민 눈높이와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측면도 크다. 기업들이 단순히 돈을 벌어 국부 창출에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는 국민 기대치를 충족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들이 이익 창출뿐 아니라 사회와 공존하는 '사회적 가치'의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이 단순 기부에서 상생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HR전문가 안현진 코치는 "젊은 총수가 등장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는 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면서 "하지만 현실과 괴리감이 클 경우 직원들 박탈감이 클 수 있다. 실질적 노사협의기구를 통한 제도적 장치, 즉 사회공헌을 중심으로 한 기업문화 차원에서 꾸준한 변화 노력 등이 중요한 관건"이라고 밝혔다. 

사회공헌 활동이 직원들의 자부심과 만족도를 높여 기업문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공헌 예산을 비용이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기업의 재무 개선 효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에 국내 주요 대기업도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에 있어 당면한 최대 과제는 국민 신뢰 회복이다. 국내 대표기업, 재계 1위 기업으로서 위상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 요구다.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11년 만에 합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노조활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도 변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올해 1월 1일부로 협력업체 직원 8700명을 직접 고용했다. 

삼성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교육나눔의 선순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도서벽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삼성드림클래스'가 있다. 지금까지 중학생 7만여명이 참가했고, 대학생 2만여명이 강사로 활동했다.

글로벌 프로그램으로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교사와 학생들이 실시간 소통하며 수업하는 참여형 교육인 '스마트스쿨', 학생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솔브 포 투모로우' 등이 있다.

아울러 사회공헌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통해 일상에서 그 가치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계열사별 혹은 그룹 차원에서 직접 참가하는 봉사활동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사회공헌도 조직문화의 일부로 뿌리를 내려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사회공헌을 전개함으로써 초일류 100년 기업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은 교육, 일자리, 신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그룹을 미래로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6년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인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를 선포했다. 

현대차 타운홀 미팅

이를 통해 사회소외층·청년의 자립지원형 일자리 창출(드림무브), 사업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넥스트무브) 등 세부 분야 2가지를 추가했다. 

기존 사회공헌사업인 이동편의, 사회안전, 환경보존, 참여형 자원봉사 등 4가지 역시 확충했다.

우선 소외계층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학생 교육 봉사단 ‘H-점프스쿨’을 향후 4년간 2018년 기준 2배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H-점프스쿨은 2023년까지 선발 대학생교사 450명, 지원 대상 청소년 1800명 수준으로 대폭 확대한다. 당장 올해에는 대학생교사 선발을 201명에서 270명으로 늘렸다. 

또한 지원 대상 지역도 기존 서울 대구 부산에서 강원과 울산을 추가하고, 지원대상 인원을 664명에서 1080명으로 확대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이달말부터 지원자를 모집한다. 해피무브는 매년 대학생 1000여명을 해외로 파견해 봉사활동 및 문화교류를 하는 국제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단발성 파견 봉사의 한계를 넘고자 개발도상국 내 저개발지역을 선정해 최소 3년 이상 지역개발사업을 진행하고 봉사단을 꾸준히 파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자립지원을 위한 일자리 교육은 생산 거점이 있는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도 계획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행복토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경영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을 실천해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전혀 새로운 가치를 가진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통적 개념의 경제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기업이 어떻게 더 많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총합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SK는 그룹 차원으로 사회적 가치의 구체적 측정을 적극 추진하고 대외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구광모 LG 대표는 선대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을 계승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LG전자의 사해 마라톤대회

작년 5월 영면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유족이 50억 원을 연암문화재단, 복지재단, 상록재단에 기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LG그룹의 나눔실천에 대한 관심이 화제가 됐을 정도다.

LG는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LG의인상`을 제정해 수시로 수상하고 있다.

LG는 100명 이상의 의인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30일,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기존에 협력 업체 직원으로 분류되어 LG전자 정직원에 못 미치는 대우를 받던 엔지니어 3900여 명을 정식 채용 완료했다. 

지난 1월부터 전국 아동사회복지시설 262곳에 공기청정기 3100여 대와 IoT 공기질 알리미 서비스, AI 스피커 등의 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이외에도 전국 초·중·고교에 약 150억 원 상당의 대용량 공기청정기 1만 대를 지원했다. 

사회공헌은 모든 대기업이 가장 신경쓰는 경영요소 중 하나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식에서 `위드 포스코(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밝히기도 했다. 

LS그룹은 `미래 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라는 철학 아래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보고 지속가능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회공헌은 사회적 효과로도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DB손해보험의 옐로카펫 캠페인. 횡단보도 앞에 노란색 카펫을 설치해, 운전자가 이를 확인한 후 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로 옐로카펫 설치 전후 대비 13km의 속도가 감소되었다고.

KT의 드림스쿨은 소외계층 또는 도서지역의 아이들에게 원격으로 학습여건을 지원하고 장래희망과 관련된 체험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멘토와의 쌍방 소통을 통한 멘토링, 동영상 강의, 교육자료 제공들이 이루어지며 교육적으로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제 미래 경쟁력 요소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경영철학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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