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LG화학, '평균 급여·근속 연수' 처우 문제없나...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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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LG화학, '평균 급여·근속 연수' 처우 문제없나...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해보니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5.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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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미국서 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우리 핵심 인력·기술 빼갔다"
그러나 LG화학의 인재 처우가 박하다는 평가 이어져, 실제 급여·근속 연수 등에서 경쟁사 비해 낮아
LG화학이 미국서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지만, LG화학의 '박한' 인재 처우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문제 핵심은 '기술 유출'이지 '이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이 미국서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 가운데, 영업비밀 침해 여부보다 LG화학 핵심 인재들의 '이직 이유'가 더욱더 관심을 끄는 모양새다. 

국내 배터리업계 1위이자 글로벌 업계 4위인 LG화학 인재들이 국내 3위·글로벌 9위인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옮겼기 때문. 

한 배터리전문가는 7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LG화학은 인재들이 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엔지니어들에 대한 처우 문제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면서 "LG화학이 실적에서만큼 처우에서 SK이노베이션보다 낫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삼성SDI 포함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발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8년 12월31일 기준 1인당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남자 직원은 1억4200만원, 여자 직원은 8400만원을 받았다. 

반면, LG화학은 남자 직원 8300만원, 여자 직원 6000만원을 받았다. 삼성SDI는 남자 직원 8300만원, 여자 직원 6400만원을 받았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직원 기준 가장 보수가 높은 곳은 SK이노베이션, 다음이 삼성SDI, LG화학이다. 

직원 외 미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급여를 비교해도 SK이노베이션이 5억4800만원으로 가장 높다. 2위는 LG화학(4억6700만원), 3위는 삼성SDI(3억2700만원)다. 

이 같은 급여 순위는 세 업체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서 차지하는 위상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난다.  

SNE리서치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순위서 LG화학은 10.6%로 4위, 삼성SDI는 3.0%로 6위, SK이노베이션은 1.9%로 9위를 차지했다. 

배터리 사용량 순위서 현재 가장 뒤처져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직원들에 대한 급여(처우)가 가장 높은 셈이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사업보고서에 배터리 부문을 따로 분리해 급여를 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판단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 LG화학 사업 부문 중 평균 급여 가장 높은 곳도 SK이노베이션 평균 급여보다 낮아

SK이노베이션은 사업보고서에 LG화학, 삼성SDI와 달리 사업 부문별로 급여를 표기하고 있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영역뿐만 아니라 석유개발, 정보전자소재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배터리(전지) 사업 포함해 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 생명과학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사업보고서에 각 사업 부문별 1인당 평균 급여를 적시해놨다. 가장 높은 부문은 기초소재로 남자 직원 기준 1억900만원이다. 

하지만 LG화학 사업 부문 중 급여가 가장 높은 사업 부문을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해도 SK이노베이션의 1인당 평균 급여가 더 높다. 

2019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순위. SK이노베이션과 중국 배터리업체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2018년 점유율보다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공격적인 투자와 그에 따른 성장은 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출처=SNE리서치>

이에 대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처우가 LG화학, 삼성SDI보다 좋다는 건 이미 배터리 업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직원 구성은 신입으로 SK이노베이션에 들어온 사람, LG화학과 삼성SDI에서 넘어온 사람 등으로 이뤄진 '삼국지'"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LG화학뿐만 아니라 삼성SDI 직원들도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업계 1위인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2년간 76명이 옮겼는데 반대로 이직한 경우는 단 한 명도 없다"며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남자 기준 근속연수, LG화학 7.1년...삼성SDI 12.4년·SK이노베이션 11.1년보다 짧아

LG화학은 평균 근속연수서도 업계 1위라는 평가가 무색한 수치를 보였다. 

LG화학 배터리 부문 평균 근속연수는 남자 직원 7.1년, 여자 직원 5.1년을 기록했다. 

LG화학의 다른 사업 부문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낮았다. 

1인당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기초소재 부문 남자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이었다. 정보전자소재 및 재료 부문 남자 직원도 11년으로 배터리 부문보다 무려 4년가량 길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 부문이 포함된 에너지 부문 평균 근속연수는 남자 직원 12.4년, 여자 직원 9.4년으로 LG화학 배터리 부문보다 각각 5.3년, 4.3년 길었다. 

LG화학 직원 현황. 전지(배터리) 사업 부문의 근속연수가 매우 짧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출처=LG화학 사업보고서>

SK이노베이션은 전사 기준 평균 근속연수가 남자 직원 11.1년, 여자 직원 8.99년을 기록했다. 모두 LG화학 배터리 부문보다 길었다. 

이에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연봉뿐만 아니라 비전까지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삼성SDI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올 1분기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TOP10 기업 가운데 2018년보다 점유율이 늘어난 기업은 중국 배터리업체를 제외하면 SK이노베이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화학 기술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서도 가장 앞서 있다"면서도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자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선두 업체들 턱밑까지 쫓아왔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BAIC은 2018년 7월 기준 글로벌 시장서 테슬라 다음으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업체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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