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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대기업의 달라지는 혁신 패러다임...“실패해도 괜찮아, 회사를 차려도 대환영”

기사승인 2019.05.01  19: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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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옛말..."안 되도 괜찮아" 혁신 도전 장려

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삼성전자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대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 패러다임이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안 되면 되게 하라’로 대변되던 대기업문화가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나의 목표에 역량을 집중하던 지난 방식과 달리, 개인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실패를 용납하는 제도들이 도입되는 추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현대·SK 등 국내 대기업들은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장려하고, ‘실패사례 공유 행사’를 여는 등 도전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원의 창업을 지원하는 회사들도 많다.

현재 국내 대기업 중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S전선·CJ올리브네트웍스·롯데·신한카드 등이 사내벤처를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제2회 실패사례 경진대회’ 개최하고, 사원들의 도전을 장려했다.

벤처창업학회의 '국내외 사내벤처 운영실태 조사 및 정책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내벤처나 외부 벤처투자를 진행하는 목적은 ▲신사업 기회 창출(100%) ▲혁신적 조직문화 조성(89%) ▲인재확보ㆍ양성(78%) ▲기술혁신(67%)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의 배경엔 4차 산업혁명이 있다. 작은 아이디어로도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기업 분위기에도 변화가 찾아온 셈이다.

신준석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부교수는 최근 논문 ‘탐색적 사내 기업가정신’을 통해 “소규모 신생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성장의 발판이 됐던 기업 내 절차와 규범들이 조직 문화를 오히려 관료화하고 구성원들의 혁신과 창의적 발상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들은 사내 기업가정신을 통해서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혁신과 창의적 발상을 지속시켜 냉혹한 경쟁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최근 선도 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내벤처프로그램을 시드(Seed) 조직으로 하여 사내 기업가정신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준석 부교수는 이 논문에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중기부는 지난 3월 민간기업의 사내혁신을 통한 분사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2019년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기업 8개사를 신규 선정했다. 분사 기업에 한해 사업화 및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최대 5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의 운영 기업으로 대기업 등 40개사를 선정, 이 가운데 27개사는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녹색경제와의 통화에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 기업들이 사내벤처팀을 선발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사내벤처 팀의 선발이 마쳐야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만약 운영 기업이 사내벤처 팀을 뽑지 않으면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신성장동력 발굴위해 사내벤처 확대...선정된 사원, 기존 업무는 물론 인사고과 평가 대상에서 제외

LG디스플레이는 중소벤처기업부 '사내벤처 지원프로그램'의 운영기업으로 참여해 ‘드림챌린지’ 활동을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드림챌린지는 LG디스플레이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4개 팀으로 구성된 1기가 활동 중이다.

지난해 말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 산하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1기를 선발했다. 선발된 창업 도전자는 별도 팀을 꾸려 1년간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고 사업성을 검증한 후 사내 사업화, 스핀오프(분사)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올해 말에는 대상을 전사로 확대해 2기를 모집할 예정이다. 폭 넓은 혁신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디스플레이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제한 없이 아이디어를 접수하고 내ㆍ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팀 '드림챌린지' 1기로 선정된 팀이 구체화된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시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발표를 진행하고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드림챌린지 1기는 지난 29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신사업 관련 주요임원과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내벤처팀의 사업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발표회를 진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그 동안 진행해 온 기술을 중간 점검하며 시장성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내벤처팀을 별도 조직으로 두고 팀원들을 기존 업무는 물론 인사고과 평가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창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각 팀별 사업개발 자금과 사내 인프라 활용, 창업 교육 등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는 육성기간이 끝난 후 벤처팀이 분사할 경우 지분 투자로 사업 안정화까지 지원하고 사내 사업화 할 경우 이익을 배분할 계획이다. 창업에 실패하거나 분사 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재입사를 보장해 안정적인 고용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내벤처프로그램을 기획한 황한신 LG디스플레이 미래기술연구실 실장은 "LG디스플레이는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전사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혁신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경험이 쌓여야 만들어지기에 ‘드림챌린지’를 통해 구성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문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내벤처를 육성하는 '드림챌린지'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분야 기술 혁신을 이끌 외부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드림플레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5월 10일까지 2기 대상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 C랩 ‘국내 대표 사내벤처 프로그램’...“혁신의 원동력”

삼성전자의 C랩(Creative Lab)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2012년 말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7년째 운영 중인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국내 대표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C랩을 통해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임직원들이 스타트업(Start-up) 스타일의 연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 팀 구성,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 과제 운영에 대해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직급이나 호칭, 근태 관리에 구애 받지 않고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팩토리에서 C랩 과제원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C랩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점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다. 사원들이 높은 목표에 대해 더욱 과감하게 도전하려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또한, 분사 후 5년 내 희망시 재입사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까지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매년 100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있다. 2018년 12월 기준 228개의 과제가 진행, 918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현재는 40개 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지금까지 78개 과제가 삼성전자 내부에서 활용됐고, 36개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ㆍ창업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우수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혁신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2015년 8월부터 C랩의 스타트업 독립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향후 5년간 200개의 사내 C랩 프로젝트(C랩 인사이드)와 300개의 외부 스타트업 등 총 500개의 프로젝트를 육성할 계획이다.

2016년 5월에는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 내 중앙 공원인 센트럴파크 지하에 C랩 전용 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 2017년 11월에는 외부와의 혁신적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캠퍼스 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도 입주했다.

삼성전자 C랩을 통해 2차적인 효과도 ‘국가대표급’이다.

현재까지 총 135명이 창업해 36개의 기업을 설립했다. 이들 기업들이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만 170여명에 육박하다.

C랩에서 출발한 '쿨잼컴퍼니(COOLJAMM company)'는 허밍으로 작곡하는 앱을 개발해, 세계 3대 음악 박람회 ‘미뎀랩(MIDEMLAB) 2017’에서 우승하는 등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 버클리 대학교가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 (Accelerator) 프로그램인 '스카이덱(SKYDECK)'에 선정되어 실리콘밸리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또, 동영상에 어울리는 음악을 인공지능으로 작곡해주는 앱도 추가 개발 중이다.

2017년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하는 ‘망고슬래브(MANGOSLAB)’는 스타트업으로 독립한지 1년만에 양산에 성공해 현재 국내, 일본 등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음. 2017년 매출 약 80억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LINKFLOW)’ △인공지능 기반으로 피부를 분석하고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룰루랩(lululab)’ 등이 삼성전자 C랩에서 출발했다.

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팩토리에서 C랩 과제원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현대자동차 사내 분위기, “안 되면 되게 하라”에서 “안 돼도 괜찮아”로...사내벤처 육성 활발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철학으로 그간 현대차그룹의 성공을 상징했던 말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런 문화에서 탈피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사내 문화 형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은 2000년에 처음 시작됐다.

현대자동차 측은 “회사 내부에 혁신 문화를 전파하고, 임직원의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금의 '사내 스타트업' 제도의 전신인 벤처플라자를 2000년 출범했다. 20년 가까이 사내 벤처 육성을 위한 제도적 플랫폼을 유지해 오고 있는 셈이다.

2017년에는 미래 기술과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는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가 신설되면서, 본부 산하 미래혁신기술센터에서 사내 스타트업 육성을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제도는 그룹 내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개방형 공모 방식을 통해 임직원 누구에게나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나 사업화하기 좋은 아이템을 공모해 모집하고, 선정된 사내벤처는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총 47개의 사내벤처를 육성해 왔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품을 떠나 분사 창업에 성공한 기업도 9곳에 이른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육성 중인 사내벤처는 총 10곳이다. 대부분 앞서 분사한 사내벤처를 롤모델로 삼고 분사와 창업을 목표로 꾸준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기 사내벤처들이 주로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에 중점을 둔 반면, 최근에는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친환경차 등 미래지향적인 기술들까지 제안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내벤처에서 진행하는 연구 범위가 과거에는 자동차 분야에 치우쳤다면, 최근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버섯 폐기물을 이용한 소재 개발, 유아용 안전시트 등 이종 산업 분야의 아이템을 활용하거나 개발하는 데까지 확장됐다.

임직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19년도 사내 스타트업 공모에 접수된 아이디어가 150여건에 달했으며, 현재 심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사이 공유경제, 전기차, 자율주행 등 사회와 기술의 변화로 인해 차량·이동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미래 신사업 발굴 및 사업화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는 것이 사내 스타트업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새로운 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 특유의 도전과 혁신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역량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 그룹 차원에서 스타트업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현대차그룹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혁신 기술 육성을 위해서도 벤처 정신이 필요하다는데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분사 창업에 성공한 사내벤처의 성공 사례로는 '아이탑스 오토모티브'가 대표적이다. 2007년 사내벤처로 시작해 2011년 창업한 아이탑스오토모티브는 보행자 안전시스템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2012년 창업한 '오토앤'도 촉망받는 기업니다. 오토앤은 자동차 튜닝 및 관리를 위한 특화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자동차 애프터 마켓 선도 업체다. 자동차 구매부터 폐차까지 자동차 생활에 필요한 용품·서비스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직원 85명, 연매출 360억원의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판매 제품만 2만여 개 이상이다.

이외에도 △현대차의 승용 및 상용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고성능 선박용 전자식 디젤엔진을 개발 및 공급하는 '현대 씨즈올'(2009년 분사) △디젤 배기가스 저감장치 등 차량용 환경기술 전문기업 'HK-MnS"(2006년) △차량 소음진동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엔에스시스템'(2008년) △중고차 소매 사업 '유카'(2006년) 등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저작권자 © 녹색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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