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노조, 국가 어렵고 기업 어려워도 '파업'... "노조 문제? 기업 망하지 않는 이상 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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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노조, 국가 어렵고 기업 어려워도 '파업'... "노조 문제? 기업 망하지 않는 이상 답 없어"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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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조 이어 현대차 노조, 한국지엠 노조도 '파업' 언급
노조의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라는 마인드에, 균형자 역할 '정부'도 무책임

자동차업계 노조가 통제불능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7개월 넘게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 르노삼성차 노조에 이어 현대차 노조, 한국지엠 노조도 파업을 언급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노조들의 몽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없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한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들의 습관화된 파업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없다"며 "인구감소에 따른 노조원 감소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노조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근무 태만에 대해 지적하기도 힘들다"며 "실제 공장에 가보면 생산 라인에서 담배피는 모습, 스마트폰으로 영상 보며 일하는 모습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 모습. 국내 완성차 업체의 노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 경제가 어렵고, 기업이 어려워도 노조의 이익만 지키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노조의 몽니를 제어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까지 무책임하게 방관하는 상태. 한 관계자는 "인구 감소에 따른 노조원 감소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한국 자동차업계의 '고비용·저효율' 문제는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 완성차 5개사 평균 임금은 9213만원인 반면, 토요타는 9104만원, 폴크스바겐은 8040만원이다. 

또, 한국 5개사 매출액 대비 평균 임금 비중은 12.2%인 반면, 토요타는 7.8%, 폴크스바겐은 9.5%다. 

전문가들은 고가 제품 위주로 생산해 판매하지 않는 업체인 경우,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8~10%가 적절하다고 말한다. 

1대 생산 투입시간(HPV)에서도 현대차는 26.8시간인 반면, 토요타는 24.1시간, 포드는 21.3시간, GM은 23.4시간이다. 

폴크스바겐이나 GM, 포드 등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침체기에 들고, 자동차업계 중심축이 내연기관차에서 부품 수가 적은 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로 옮겨가면서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조직 유연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며 "노조가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 자동차업계는 항상 노조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르노삼성차 노조도 끝까지 한번 가보자는 것 아니냐"며 "르노 본사가 르노삼성차를 수입차로 전환하고 부산공장을 폐쇄한다는 입장을 내놔야 본인들이 얼마나 몽니를 부리는지 깨달을 것이냐"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모습. 르노삼성차 노조에 이어 현대차 노조, 한국지엠 노조도 파업을 언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노조 리스크'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한국 자동차업계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대한 비판도 나온 지 오래다. 하지만 변한 건 없다. 이미 노조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최대 권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 균형자 역할 맡아야 할 정부까지 미온적...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부산 찾아 르노삼성차 노사 만났지만 여전히 노사는 평행선 달려

김필수 교수는 "노조 문제는 이미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정부가 나서줘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노조-프렌들리'라 균형을 잃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노사 문제 해결에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노사 문제 해결의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이재갑 장관이 지난 11일 직접 부산에 내려가 르노삼성차 노사 대표를 만났지만, 노사 관계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5일 오후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여전히 협상은 진행 중"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김필수 교수는 "'노조 때문에 위기라는 말'도 지겨울 정도"라며 "정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진 지금, 정말 기업이 망해야 노조는 정신차릴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파업 때 대체근로 허용 등을 담은 자유한국당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 이달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현재 쟁의행위 투표에서 82.6%의 찬성표를 얻어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사측이 신설 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단체협약으로 법인 분리 전 기존 단협과 크게 달라진 개정안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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