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시장 점유율, 누가 가져갔나?...3월도 점유율·판매량 급감, "생산시설 반으로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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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시장 점유율, 누가 가져갔나?...3월도 점유율·판매량 급감, "생산시설 반으로 줄여야"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11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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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월 중국 판매량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 2년 넘게 하락세 지속
시장점유율 2013년 6.8%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 2.6%... 중국 현지 업체는 점유율↑

현대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점유율이 또 내려 앉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3월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한 4만5000여대로 집계됐다. 점유율도 2.6%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0.5%p 하락했다. 

현대차는 중국 정부의 싸드 보복에 따른 판매량 감소 및 점유율 하락 이후 2년 넘게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싸드 보복 이전 현대차 점유율은 6.8%(2013년), 6.6%(2014년), 5.6%(2015년)였다. 2013년 기준 4.2%p 감소한 것.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는 "현대차 판매량(점유율)이 싸드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며 "생산시설과 인력을 50%가량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의 중국 연간 캐파는 180만여대. 현대차의 작년 판매량이 약 79만대니, 생산시설의 50%가 놀고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현대차가 몇 년 전 생산 시설을 늘림으로써 판매량을 높이려던 전략은 실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2016년 10월 중국 네 번째 공장인 창저우 공장을 완공하고 현지 생산 능력을 크게 강화했다. 

하지만 당시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감소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도 생산 시설을 늘리는 전략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올 3월에도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과 점유율이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의 싸드 보복에 따른 판매량 및 점유율 하락 이후 꾸준히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중국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어,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중국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중국 업체에게 경쟁력이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베이징1공장 폐쇄 작업과 한국 본사에 있는 중국 담당 인력을 감축한 걸 보면, 현대차 스스로도 중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베이징1공장은 현대차가 중국 진출 후 지은 첫 번째 공장으로 내달 가동 중단한다. 또, 최근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연전연패로 본사 중국 담당 인력을 대폭 줄였다. 

◆ 현대차가 잃은 점유율, 누구에게 돌아갔나?

3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한 178만1000여대를 기록했다. 세단에서 12%, SUV에서 11%, 미니밴(MPV)에서 20% 감소해, 모든 차종에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자동차 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지나친 구조조정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업체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장성기차(Great Wall Motors)는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점유율에서도 1.2%p 상승해 4.8%를 기록했다. 지리기차는 판매량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2% 감소했지만, 점유율에서는 0.7%p 상승해 6.7%를 기록했다.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미래사회공학부)는 "현대차는 중국에서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라며 "고급 시장에서는 독일·일본 고급차 브랜드에 밀리고, 가성비가 중요한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들에게 밀린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잃은 점유율은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현대차의 중국 현지 공장에선 고급차 라인을 생산하지 않는다. 결국 현대차의 점유율 감소는 중국 현지 업체와 경쟁을 벌이는 준중형차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 때문이다. 중국 현지 업체가 현대차의 점유율을 가져갔다는 말이다. 위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준중형 모델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현재 현대차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에는 고급차 라인이 없다.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와 쏘나타 등의 준중형차가 대부분이다. 

이 준중형차 부문은 중국 현지업체와 경쟁하는 시장.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업체들은 고급차 시장에서 독일·일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면서 "전략적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준중형 시장에서 현대차를 몰아내고 있고, 그것이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도움도 있었지만,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이 현대차를 많이 따라잡은 상황"이라며 "가격까지 착하니 중국 서민들이 현대차를 살 이유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의 준중형 '엘란트라'는 중국서 10만위안(약 1700만원)가량에 팔린다. 반면, 지리기차의 준중형 '진강'은 5만위안(약 850만원)가량에 팔린다. 현대차 가격의 반밖에 안 되는 상황. 

일각에서 말하는 현대차가 잃은 점유율 4.2%p 상당 부분을 중국 현지업체가 가져갔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대수 증가율 추이. 2016년 싸드 보복 이후 꾸준히 감소세다. 하지만 싸드 보복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다. 2016년 이전에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대수가 감소했기 때문. 즉, 현대기아차가 경쟁력을 갖던 준중형차 시장에서 중국 현지 업체에 밀리기 시작한 시점이 2013년 이후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출처=하나금융투자>

◆ 미래 자동차 시장(전기차 시장)에서 승부 보라고?

이에 일각에서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라고 제안한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전기차(친환경차) 시장에서 승부를 걸라는 것. 현대차의 코나EV나 아이오닉 등이 글로벌 시장서 경쟁력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교수는 "당연히 전기차는 중국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글로벌 업체나 현지 업체들과 비교해 너무 늦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6월 기준 전기차 브랜드 톱5(점유율 순)는 테슬라, BAIC(중국), 닛산, JAC(중국), CHERY(중국)이다. 중국 업체가 세 곳이나 된다. 오는 5월에는 테슬라도 중국 상하이 공장을 완공하고 연말부터 세계 최다 판매 전기차 '모델3'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오랫동안 육성한 게 전기차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생산시설과 인력을 줄이는 데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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