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내 조선업 성적표] 다시 2위로 내려 앉아, "내수 시장 활력 통해 자국 발주 늘린 '중국'에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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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국내 조선업 성적표] 다시 2위로 내려 앉아, "내수 시장 활력 통해 자국 발주 늘린 '중국'에 뒤져"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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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는 개의치 않는 눈치... "조선업은 분기·1년 단위로 움직이 잖아"
향후 LNG선 수요 증가도 긍정적 기대 갖게 해

올 1분기 수주물량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다시' 중국에 뒤져 2위로 내려 앉았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발주량 감소(전년 동기 대비) 속에서 중국이 내수 시장 활력을 통해 자국 발주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선업에서도 한국의 해외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 

9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 57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196척) 가운데 중국이 258만CGT(106척)를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45%. 

반면, 한국은 162만CGT(35척)로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28%다.

3위는 이탈리아(78만CGT, 10척), 4위는 일본(47만CGT, 20척)으로 조사됐다.

2018년 수주량에선 한국이 1위(점유율 44.2%), 중국이 2위(32%)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만 보면 국내 조선사들의 성적표는 다소 부진한 모습. 

일단 세계 발주량이 줄어들었다. 올 1분기 발주량은 작년 동기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 작년 1분기 발주량은 996CGT로 올해는 이보다 42%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강점인 LNG선·대형 선박 발주량이 준 게 컸다. LNG선은 작년 1분기 20척이 발주됐지만 올 1분기는 16척으로 줄어들었다. 대형 선박도 19척에서 12척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세계 발주량이 준 이유로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노딜 브렉시트 등의 대외적 불안 요소들을 꼽고 있다. 

국내 조선사의 해외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내수 시장이 큰 중국보다 세계 경제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올 1분기 수주물량에서 국내 조선업이 중국에 밀려 2위로 다시 내려 앉았다. 하지만 업계는 개의치 않는 누치. 조선업이 1분기·1년 단위로 움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후 세계적으로 LNG선 발주량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 LNG선과 대형 선박 등의 기술력에선 한국이 중국에 앞서 있다. <출처=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국내 조선사와 달리 중국은 내수 시장의 활력을 통해 자국 발주를 늘릴 수 있어 시황 영향이 우리보다 확실히 덜하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3월 한 달간 컨테이너선 10척 등 자국 발주를 늘려 수주량을 늘렸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선박 시장은 분기 혹은 1년 단위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 

무엇보다 국내 조선사의 강점인 LNG선 수요가 꾸준히 높게 유지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꼽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100척 이상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국내 조선사 상위 빅2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중국에서도 조선사 간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업(CSIC)의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조선사 CEO는 3월에 만나 스마트 제조, 군함, 크루즈선, 청정에너지 등에서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사실 두 조선사 합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이전부터 논의됐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빅딜이 이뤄지자 위기감을 느껴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경쟁국 조선업계도 '빅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현대중공업 홈페이지>

또, 이탈리아와 세계 조선업 3위를 다투는 일본에서도 조선소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일본 미쓰이중공업과 일본 가와사키중공업, 스미토포중공업 등이 통합돼 거대 조선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 조선업계에선 한국발 작용-반작용 법칙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조선업의 경쟁자들도 잇달아 합병(통합)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한 경쟁국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합병 이후에도 치열한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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