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와인에 제초제 성분이?...해외 논란 중인 주류 국내엔 버젓이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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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와인에 제초제 성분이?...해외 논란 중인 주류 국내엔 버젓이 유통
  • 이영애 기자
  • 승인 2019.04.09 10:5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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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맥주·와인에 잔류농약 검사 안해...소비자는 암 유발하는 글리포세이트에 무방비 노출

 

해외에서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알려진 맥주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다

해외에서 맥주·와인 등에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다량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어떠한 대처도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농식품 수출 정보 홈페이지인 KATI에 수입 맥주 제초제 검출 보고가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약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는 것. 

지난 3월 1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수출정보 홈페이지인 KATI에서는 ‘미국의 유명 맥주 및 와인에서 제초제 성분 검출 논란’이라는 제목의 외신보도가 하나 올라왔다.

미국 소비자 권익 단체인 US PIRG(United States 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에서 미국 유명 맥주 및 와인 20개를 테스트한 결과 19개 제품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글리포세이트(Glyphosate)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5개 와인(왼쪽)과 14개 맥주(오른쪽) [자료 출처 : Kati 농식품수출정보 홈페이지]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와인사 5개에는 ‘서터 홈 멜로’, ‘베어풋 카베르네 소비뇽’ 등이 포함돼 있고 맥주사 15개에는 ‘쿠어스 라이트’, ‘밀러라이트’, ‘버드와이저’, ‘코로나’ 등이 있다.

US PIRG 소비자 권익 단체는 프랑스나 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제초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 환경청(EPA)은 설정 기준치 내의 제초제를 사용한 농작물은 사람이 먹어도 발암을 일으키지는 않으며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글리포세이트는 어느 정도 양까지 사람이 먹어도 무방하다는 것일까.

2018년 8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제초제 성분 글리포세이트가 암 발생의 원인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몬산토 제초제 제품을 쓰다 암에 걸려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에게 몬산토사가 2억 8900만 달러(3365억원)를 보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던 것.

당시 캘리포니아 법원은 “의사·통계학자·질병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글리포세이트가 이 남성이 걸린 암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몬산토는 암 발생 위험이 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 2급A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식품담당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공식품에 대한 잔류농약 기준은 없으며 원료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이라며 “와인이나 맥주의 경우 포도나 밀, 맥주 호프와 같은 원료에 대해서만 글리포세이트 함량 기준치가 있다”고 말했다.

와인이나 맥주의 경우 포도나 밀, 호프 함량비에 따라 글리포세이트 허용 기준치를 산정할 수 있다는 것.

국내 맥주 잔류 농약 검사에 대해서 식약처 관계자는 "수입 원료를 사용해 만든 국내 맥주나 와인의 경우에도 해외 수입 원료 통관시 검사를 하기 때문에 주류 자체에 따로 잔류 농약 검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는 수입 원료로 만든 국내 맥주나 와인의 경우, 통관시 샘플 검사만 하며 가공 식품에 대한 농약 허용 기준은 없으므로 수입 맥주에 대해서는 잔류 농약에 대해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는 금지돼 있고 미국에서는 소비자 단체에서 문제를 삼고 있으며 법원에서 발암 물질로 판결이 난 제품이 우리나라에서는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잔류 농약의 허용 기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글리포세이트가 몸 안에 축적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식약처 담당자는 “글리포세이트는 몸 안에 축적되지 않으며 90~95% 배출된다”고 답했다.

맥주 중 가장 많은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하는 칭따오 수입처 관계자는 “글리포세이트 국내 허용치는 56ppm, 56000ppb이며 칭따오 내부 자료에 의하면 하루에 칭따오 1127병을 마셔야 우리나라에서 기준으로 정한 글리포세이트 검출량에 도달할 수 있다”고 답하며 농업진흥청 발표 기사를 거론했다.

식약처에서는 분명히 원료 함량비에 따라 글리포세이트 함량 기준을 알 수 있다고 했고 가공식품에 대한 기준은 없다고 했는데 이는 또 다른 답변이었다.

국내 맥주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하이트는 ‘필라이트’를 제외한 다른 맥주는 보리 원산지를 알 수 없으며 잔류 농약 검사에 대해서 역시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외국계 기업으로 해외 맥주를 많이 수입하는 OB의 경우는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3월 농촌진흥청에서는 프레시안 기사에 대한 설명 자료에서 “우리나라, 미국 등에서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성 농약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라고 보도했다가 한 해 뒤인 2017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추정 물질로 발표(2015년 3월)했던 글리포세이트, 다이아지논, 말라티온 등 3종 농약에 대한 안전성 재평가를 마치고 지난 2월 28일까지 필요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또한 글리포세이트는 1974년 세계적인 종자회사, 몬산토사에서 개발한 제초제다. 몬산토사는 DDT와 월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를 만든 회사다. 몬산토는 2018년 6월 세계적인 생명과학 기업 바이엘에게 인수·합병되면서 세계 최대 ‘농업 공룡’ 탄생을 예고했지만 바이엘은 몬산토를 인수한 후 6개월에 걸쳐 주가가 36%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는 몬산토 제초제,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한다는 캘리포니아 법원 판결의 영향이 컸다.

이영애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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ㄸㄸ 2019-04-25 21:24:16
알콜은 1급 발암물질인디요?

기재 2019-04-24 12:23:25
이렇게 몸에 들어온 건 언제 어찌될지 모르는데 조사해라
제초제 들어간 맥주 싫다

ㅇㅈㄹ 2019-04-23 19:41:18
이게 문제면 메이저 언론에서는 왜 가많히 있을까??
날 풀려 수입맥주 좀 팔릴까 싶으니 언론 같지도 않은 언론에서 기사 같지도 않은 기사로 선동질 하고 있구만.
전부 정식 수입된 제품인데 뭐가 문제라고....

Oo 2019-04-23 10:55:46
이게 정작 웃긴게 2a급은 발암의심물질인거 같은데 검증이 안된거고 정작 알코올은 발암확정물질인 1a급이다 기래기야 선동하려면 알아보고 선동해라

SI 2019-04-10 11:30:19
1172병 칭타오 마셔야 그만큼 걸린다는데 ㅋㅋㅋㅋ
우리가 마시는게 칭타오 뿐인가, 지금 저기 올라와있는 하이네켄 버드 기네스 코로나 다 편의점에서 판매 탑텐 드는 제품들인데 저걸 저렇게 안일하게 방치할 이유가 있나...
조사하는 척이라도 좀 합시다.
얼마전 하이네켄 탈세 기사도 소리소문없고 이슈도 안되던데
같이 손잡았나...